날씨가 쌀쌀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중 지질농도가 높아져 뇌혈관질환과
심혈관질환이 생기거나 악화되기 쉽다.

심장이 전신에 혈액을 원활히 순환시키려면 심장근육 자체에도 충분한
혈액이 공급돼야 한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거나 다른 이유로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심근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일어나게 된다.

박승정.박성욱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심장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허혈성
심장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발병원인 =심장근육에는 혈액을 공급하는 3가닥의 굵은 혈관이 있다.

면류관처럼 생겼다해서 관상동맥이라 한다.

관상동맥에 이물질이 축적돼 혈관내벽이 돌같이 딱딱해지면 정상혈관과
달리 신축성이 떨어져 피가 많이 필요할때 제대로 혈액을 공급받을수 없게
된다.

이물질이 쌓이는 이유는 아직도 확실치 않다.

다만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당뇨병 비만 스트레스 운동부족 유전적요인
등으로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훼손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질 뿐이다.

즉 혈관내피세포에서 혈관을 확장하고 혈소판응집을 억제하는 산화질소(NO)
가 적게 나오게 되면 백혈구(대식세포) 섬유소 칼슘 등이 혈관내벽에 순차적
으로 쌓인다.

이럴 경우 낡은 보일러관처럼 관상동맥이 막히게 된다.

<>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차이 =관상동맥에 혈액공급이 부족한(허혈상태인)
경우를 관상동맥질환 또는 심혈관질환이라고 한다.

대표적인게 협심증과 심근경색이다.

협심증은 쉬고 있을때에는 통증이 없다.

운동을 한다든지 육교를 오르내린다든지 급히 움직일때 가슴이 뻐개질듯
아파진다.

대부분 2~3분가량 가슴통증이 생기며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사라진다.

증세가 악화될수록 통증의 빈도가 늘어난다.

흉통이 30분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의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근허혈상태가 지속돼 심장근육의 일부가 죽은 상태다.

이를 심근괴사라 한다.

한번 훼손된 심근은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급성심근경색은 혈관내벽의 노폐물덩이(플라크)가 파열되면서
혈관에 상처를 입힌다.

여기에 혈소판이 급격하게 응집되면 발병한다.

급성심근경색은 1시간이내, 늦어도 6시간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할
위험이 높다.

<> 협심증의 치료 =운동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때만 통증이 생기면 안정형
이다.

조그만 자극에도 자주 통증이 나타나면 불안정형이다.

주로 약물로 치료한다.

약물요법으로 안정형에는 아스피린 나이트레이트 고혈압약(베타-교감신경
차단제및 칼슘길항제) 등이 처방된다.

불안정형에는 아스피린 헤파린치료를 한다.

아스피린 헤파린은 혈소판이나 혈전의 생성을 막으며 고혈압약 나이트레이트
는 혈관을 확장시켜 준다.

심근경색 위험이 높을 경우 미리 혈관확장 성형수술이나 심장혈관 우회로
수술을 실시해 좁아진 혈관을 넓히거나 막힌 혈관을 대신할 새 혈관을 열어
준다.

<> 심근경색의 치료 =급성에는 혈전을 용해하는 유로키나제나 TPA, 혈전의
생성을 막는 헤파린 등을 혈관에 주사한다.

심하면 풍선확장술을 쓴다.

대롱끝에 풍선을 달아 하지대퇴동맥으로 집어넣어 심장까지 도달시킨후
혈관이 막힌 지점에서 부풀리면 좁아진 혈관이 넓혀진다.

이 시술은 효과가 신속하고 확실하다.

그러나 3~6개월 지나면 35~40% 정도의 환자는 혈관이 다시 막히는게 단점
이다.

그래서 스텐트(촘촘한 금속그물망)를 좁아진 혈관에 밀어넣어 다시 오그라
들지 않도록 지탱해 주는 방법이 점차 널리 쓰이고 있다.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확률이 20%선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