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세계는 경제신문시대 : '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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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밀레니엄의 화두는 ''인텔리화.디지털화.글로벌화''다.
각종 정보가 빛의 속도로 국경을 넘나드는게 새 천년이다.
새 밀레니엄시대에선 경제신문의 주용성이 더욱 커질게 분명하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경제 정보를 빠른 시간에 소화하려면 정보가 일목요연
하게 가공.정리된 경제신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각 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경제신문들은 이미 이런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세계 4대 경제지로 꼽히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영국의 파이낸션타임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대표적이다.
이들 세계 4대 경제신문은 매일매일 지구촌 독자와 함께 호흡하면서 세계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전하는 대표적 맞춤경제신문이다.
세계 4대 경제지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
아시아 외환위기로 뉴욕증시가 수렁속에 빠져들고 있던 97년10월초.
미국 통신업계의 "빅 딜"에 관한 뉴스는 증시에 아연 활기를 불어 넣었다.
미국 최대의 장거리 통신회사인 AT&T가 지역 통신업체인 GTE를 사상 최대
액수인 4백80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는 뉴스였다.
USA투데이지가 양사 고위 관계자간의 전격적인 합병합의설을 보도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미국 신문들이 다음날 USA투데이의 기사를
경제섹션 1면 등에 비중있게 다루면서 증시는 더욱 달아오르는 듯 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곧바로 한풀 꺾였다.
미국 증시의 최대 매수세력인 연기금과 뮤추얼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매수를 외면한 것은 뉴스의 신빙성을 의심한 탓이었다.
경제분야에 관한 한 미국내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월 스트리트 저널이
USA투데이의 "특종"을 한 줄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
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뒤 AT&T의 GTE 인수설은 "대형 오보"로 확인됐다.
이 해프닝이 있은 뒤로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월 스트리트 저널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졌다.
그로부터 7개월 뒤인 작년 5월.
이번에는 월 스트리트 저널이 미 증시는 물론 세계 경제계를 흔드는
대특종을 날렸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독일 다임러벤츠와 미국 "빅 3"의 하나인 크라이슬러
가 국경을 뛰어넘는 합병에 합의했다는 뉴스였다.
이 보도는 즉각 월가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권가를 출렁이게 했다.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는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 내용과 한 치의 차이도
없이 합병절차를 밟았다.
드디어 작년말 사상 미증유의 "초국적 자동차 회사"가 출범했다.
이처럼 하루에도 수만가지의 각종 루머가 춤을 추는 미 증시에서 월
스트리트 저널은 뉴스의 진위를 가려내 주는 "투자정보의 교과서"로 통한다.
월가가 한 눈에 굽어 보이는 뉴욕 맨해튼 최남단의 월드 파이낸셜센터에
입주해 있는 월 스트리트 저널.
이 신문은 미 금융시장은 물론 세계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금융 등 3개 섹션에 하루 평균 70~80면씩을 발행하고 있는 월 스트리트
저널의 미국내 판매 부수는 현재 1백70여만부.
미국 유일의 전국 종합지인 USA투데이와 엇비슷하고 "지역 신문"의 한계를
면치 못하는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등의 부수를 훨씬 능가한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강점은 전국적으로 고른 구독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거지인 뉴욕보다 캘리포니아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다는 점이 이를
웅변한다.
아시아판과 유럽판등 해외로 나가는 것을 통틀면 전세계적으로 월 스트리트
저널의 구독자는 7백만명에 육박한다.
7백여명의 기자에 미국내 11개, 해외 36개의 편집지국을 운영하고 있는 월
스트리트 저널은 뉴스 네트워크에서도 세계적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신문의 성격은 "지독한 보수"다.
1면에서부터 고루한 "보수주의"의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다.
1889년 창간돼 올해로 1백10년째를 맞은 이 신문의 보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1면 편집체제다.
"월 스트리트 저널 중흥의 아버지"로 불리는 버나드 킬고어 전 사장이
편집국장이던 시절인 1941년 독특하게 고안된 편집 시스템이 한치도 바뀌지
않은 채 고수되고 있다.
뉴스성 기사는 30개 안팎의 토막 뉴스를 묶어놓은 "오늘의 뉴스(What''s
News)"로 떼우고, 2개의 기획 기사를 좌우 양쪽에 간판으로 내놓는 1면
레이아웃을 60년째 지켜오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특징중 하나는 국내외 경제흐름을 앞서 짚어내는 기획
기사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기획력은 각종 경제현상에 대한 집요하고도 심도 있는 분석기사를
탄생시키고 있다.
특히 97년 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질서재편 과정을
짚은 일련의 기사들은 국제 금융계에서 교과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
각종 정보가 빛의 속도로 국경을 넘나드는게 새 천년이다.
새 밀레니엄시대에선 경제신문의 주용성이 더욱 커질게 분명하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경제 정보를 빠른 시간에 소화하려면 정보가 일목요연
하게 가공.정리된 경제신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각 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경제신문들은 이미 이런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세계 4대 경제지로 꼽히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영국의 파이낸션타임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대표적이다.
이들 세계 4대 경제신문은 매일매일 지구촌 독자와 함께 호흡하면서 세계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전하는 대표적 맞춤경제신문이다.
세계 4대 경제지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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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외환위기로 뉴욕증시가 수렁속에 빠져들고 있던 97년10월초.
미국 통신업계의 "빅 딜"에 관한 뉴스는 증시에 아연 활기를 불어 넣었다.
미국 최대의 장거리 통신회사인 AT&T가 지역 통신업체인 GTE를 사상 최대
액수인 4백80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는 뉴스였다.
USA투데이지가 양사 고위 관계자간의 전격적인 합병합의설을 보도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미국 신문들이 다음날 USA투데이의 기사를
경제섹션 1면 등에 비중있게 다루면서 증시는 더욱 달아오르는 듯 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곧바로 한풀 꺾였다.
미국 증시의 최대 매수세력인 연기금과 뮤추얼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매수를 외면한 것은 뉴스의 신빙성을 의심한 탓이었다.
경제분야에 관한 한 미국내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월 스트리트 저널이
USA투데이의 "특종"을 한 줄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
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뒤 AT&T의 GTE 인수설은 "대형 오보"로 확인됐다.
이 해프닝이 있은 뒤로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월 스트리트 저널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졌다.
그로부터 7개월 뒤인 작년 5월.
이번에는 월 스트리트 저널이 미 증시는 물론 세계 경제계를 흔드는
대특종을 날렸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독일 다임러벤츠와 미국 "빅 3"의 하나인 크라이슬러
가 국경을 뛰어넘는 합병에 합의했다는 뉴스였다.
이 보도는 즉각 월가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권가를 출렁이게 했다.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는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 내용과 한 치의 차이도
없이 합병절차를 밟았다.
드디어 작년말 사상 미증유의 "초국적 자동차 회사"가 출범했다.
이처럼 하루에도 수만가지의 각종 루머가 춤을 추는 미 증시에서 월
스트리트 저널은 뉴스의 진위를 가려내 주는 "투자정보의 교과서"로 통한다.
월가가 한 눈에 굽어 보이는 뉴욕 맨해튼 최남단의 월드 파이낸셜센터에
입주해 있는 월 스트리트 저널.
이 신문은 미 금융시장은 물론 세계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금융 등 3개 섹션에 하루 평균 70~80면씩을 발행하고 있는 월 스트리트
저널의 미국내 판매 부수는 현재 1백70여만부.
미국 유일의 전국 종합지인 USA투데이와 엇비슷하고 "지역 신문"의 한계를
면치 못하는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등의 부수를 훨씬 능가한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강점은 전국적으로 고른 구독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거지인 뉴욕보다 캘리포니아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다는 점이 이를
웅변한다.
아시아판과 유럽판등 해외로 나가는 것을 통틀면 전세계적으로 월 스트리트
저널의 구독자는 7백만명에 육박한다.
7백여명의 기자에 미국내 11개, 해외 36개의 편집지국을 운영하고 있는 월
스트리트 저널은 뉴스 네트워크에서도 세계적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신문의 성격은 "지독한 보수"다.
1면에서부터 고루한 "보수주의"의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다.
1889년 창간돼 올해로 1백10년째를 맞은 이 신문의 보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1면 편집체제다.
"월 스트리트 저널 중흥의 아버지"로 불리는 버나드 킬고어 전 사장이
편집국장이던 시절인 1941년 독특하게 고안된 편집 시스템이 한치도 바뀌지
않은 채 고수되고 있다.
뉴스성 기사는 30개 안팎의 토막 뉴스를 묶어놓은 "오늘의 뉴스(What''s
News)"로 떼우고, 2개의 기획 기사를 좌우 양쪽에 간판으로 내놓는 1면
레이아웃을 60년째 지켜오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특징중 하나는 국내외 경제흐름을 앞서 짚어내는 기획
기사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기획력은 각종 경제현상에 대한 집요하고도 심도 있는 분석기사를
탄생시키고 있다.
특히 97년 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질서재편 과정을
짚은 일련의 기사들은 국제 금융계에서 교과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