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서 무역 업무를 맡고 있는 김 팀장은 국제전화를 자주 이용한다.

서울 본사에서 국제전화를 쓸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지방에 출장갔을 때는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전화카드와 현금을 갖고 가지만 해외 거래처와 통화가 조금 길어진다 싶으면
요금이 많이 나와 용건을 미처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전화를 끊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상사설망(VPN) 국제전화를 이용하고부터는 김 팀장의 지방 출장이
한결 편해졌다.

전국 어디에서나 현금없이도 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매달 일정액을 내는 전용회선과는 달리 통화요금도 일반 국제전화를 이용할
때보다 최고 15%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가상사설망은 일반전화망(PSTN)을 회사 전용회선이나 개인 사설통신망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첨단 통신서비스다.

이 망을 이용하는 회사 임직원들은 누구나 자신의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현금 없이도 국제전화와 시외전화를 쓸 수 있다.

재택근무자나 국제전화 이용이 많은 영업사원에게 편리한 서비스다.

특히 가상사설망을 통해 국제전화를 이용하는 경우 통화품질이 전용회선처럼
깨끗하고 통화요금도 일반국제전화에 비해 7~15% 적게 든다는 것이 강점이다.

전화를 거는 지역(발신자)과 받는 지역(수신자)이 모두 가입해 양방향
국제전화를 이용하는 경우 일반전화보다 15%, 발신자만 가입해 이용하는
일방향 통화는 7% 싸다.

시외전화는 요금할인이 없다.

이용요금은 통화요금외에 계약금 1만원에다 해외지점 등록및 변경비로
지점당 1만원(일방향) 또는 2만원(양방향)을 한번만 내면 된다.

기존에 설치된 일반전화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통화량이 크게 늘어나도
회선을 늘릴 필요가 없다.

추가 경비가 들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외지사와의 국제전화 이용이 많은 기업과 통화량이 많기는
하지만 통화요금이 전용회선망 설치비용에는 미치는 못하는 경우에 적합하다.

또 이용하는 회사가 독립적으로 10자리 이내의 자체 전화번호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축다이얼 <>착신전환 <>회사내 그룹별 발신 제한 <>지정시간.
요일.날짜 예약통화 <>음성안내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해외및 국내 지사별로 통화량과 통화요금 등 통화내역도 파악할 수 있어
통신비용 관리도 가능하다.

이용방법은 가입한 통신업체가 부여한 가상사설망 식별번호와 미리 지정한
전화번호를 차례대로 누른 다음 음성안내에 따라 다이얼을 누르면 된다.

회사내 통신은 물론이고 이 망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받을
수도 있다.

국제전화 가상사설망 서비스는 한국통신이 지난 93년 처음으로 도입해
운영에 나선 이후 데이콤과 온세통신 등 유선 국제전화 회사들이 잇따라
채택,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통신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44억원에 달했으며 현재 4백여개 기업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비용절감 효과가 큰데다 지능망 기술발전에 힘입어 부가서비스
내용이 다양해져 시장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이용이 크게 늘어 오는 2000년말에는 세계시장규모가 25억달러
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 75년 프랑스 텔레콤(FT)이 관련 기술을 처음 개발했으나
현재는 AT&T와 스프린트사 등 미국 통신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통신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95%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상사설망은 전용회선처럼 정보누출 등의 보안 문제가 없어 인터넷을
포함한 데이터통신에도 적합하다.

이에 따라 최근들어서는 일반전화망대신 인터넷망으로 가상사설망을 구축,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