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을 둘러싼 논쟁에는 미국의 제네럴 일렉트릭(GE)이 자주 도마에
오른다.

한국의 그룹들 못지않게 사업이 다각화돼 있으면서도 세계 최우량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금융(GE캐피탈)을 포함, 11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된 GE의 성공비결은
잭 웰치 회장의 카리스마 외에도 <>각 사업부문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지주
회사제도와 <>한국과는 다른 금융 및 기업환경에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
이다.

<> 전략본사의 서비스화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의 페어필드.

GE의 전략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이곳 경영연수원은 기업전략의 설정과 경영진단, 그룹내 헤드헌팅, 전산망
을 비롯한 공유자원관리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매분기말 전략본사와 사업별 최고집행임원 30명이 참여하는 "분기사장단"
회의가 열려 상호 신뢰구축, 아이디어 교환, 기업가치 및 정보공유가
이뤄진다.

참석자들은 회의 끝나면 각자 "사업에 응용가능한 4~5가지의 아이디어를
얻어간다"고 입을 모은다.

GE의 신경망이자 그룹내 컨설턴트인 셈이다.

통제하고 관리하는 본사가 아니라 서비스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적
기업집단(Industrial Cluster)의 축(hub)인 셈이다.

GE를 강하게 하는 힘은 여기서 나온다.

<> 고성장의 동력, GE캐피탈 =GE는 더이상 제조업체가 아니다.

GE의 매출액 중 50%, 영업이익의 37%를 담당하는 곳은 GE캐피탈이다.

GE의 21세기 기업상도 "고품질의 제품도 공급하는 글로벌 서비스기업"이다.

즉 제조 금융 서비스를 패키지화한 고품질의 가치를 판매하는 서비스기업인
것이다.

높은 신용등급(AAA)을 바탕으로 GE내의 타사업부문에 저리의 자금을 공급
하고 리스 등 금융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제조업을 지원한다.

역으로 GE캐피탈은 제조부문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경영노하우를 습득하는
선순환구조를 창출한다.

<> 윈-윈의 지배구조 =GE는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합된
다양성"을 추구한다.

이를 위한 GE의 지배구조는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사회, 전략본사의 최고경영진, 사업부문 경영진이 바로 그것이다.

장기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기업의 인수.합병 등을 승인하는 이사회는
비상임이사 11명과 상임이사 5명으로 구성된다.

이사회의 효율성과 독립성을 위해 재무위원회, 경영자개발 및 보상위원회
등 7개 위원회를 두고 있다.

경영자원의 사업간 배분과 집중, 특정사업에 대한 신규진출과 사업포기
결정 등은 전략본부 최고 경영진의 몫이다.

GE는 감사위원회, 경영자개발 및 보상위원회, 이사추천위원회를 비상임이사
만으로 구성, 최고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을 보완했다.

결국 이사회와 최고경영진의 관계가 협조적.보완적이 되는 윈-윈의 지배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