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고산 총무원장에 대한 법원의 "무자격판결"이 나온 이후
불거진 조계종단 분규가 유혈사태로 악화되고 있다.

12일 오전 11시께 정화회의측 승려와 신도 사설경비업체 직원 등 1백50여명
이 종무를 인수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진입하려다 총무원측
2백여명과 충돌, 유혈난투극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오후2시 범불교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리 들어가 있던
총무원측 2백여명의 신도와 승려가 조계사정문 우정국로 주변 골목길에서
도망하는 정화회의 승려들에게 소화기 분말을 뿌리고 야구방망이와 쇠막대기
등을 휘둘러 난투극을 벌였다.

이때문에 조계사앞 왕복 8차선인 우정국로 3백m 구간이 순식간에 싸움터로
변해 몇시간동안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양측의 충돌로 일부 승려들이 다쳐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총무원측은 경찰과 정화회의쪽이 우정국로 위에서 밀고당기는 몸싸움을
계속하는 동안 이날 오후 예정대로 전국에서 몰려든 승려와 신도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범불교도대회를 강행했다.

한편 대한불교 조계종 원로회의(의장 탄성)는 이날 오전 조계종 총무원
청사에서 원로회의를 개최하고 정화개혁회의의 해산령을 결의했다.

원로회의는 결의문을 통해 "안정 추세에 있던 조계종단에 파장을 일으킨
재판부의 판결은 종교편향과 불교 무시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규정하고 지난해 11월 30일 거행된 전국승려대회의 결의사항이 유효하다고
선언했다.

< 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