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업경쟁력의 키워드는 "변화의 속도"입니다"

세계 1위의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43)은 21세기를 맞는 기업들의 생존 전략을 이렇게 요약한다.

지난 5월 발표한 저서 "비즈니스@생각의 속도"에서도 바로 이 점을 강조했다

급변하는 기업경영 환경과 기술개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기업은 멸종의
운명을 맞이한 공룡과 같은 신세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빌 게이츠는 또 "컴퓨터와 인터넷이 그 변화의 중심에 있으며 이를 적극적
으로 이용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터넷 전자우편으로 빌 게이츠 회장을 만나 디지털 혁명과 MS의 성공비결,
21세기 대응 전략등에 대해 들어봤다.

< 정리=박수진 기자 park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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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지구촌이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소위 "디지털 혁명"이라고들 한다.

특히 인터넷의 등장은 기업과 개인생활을 뿌리부터 바꿔 놓을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의 영향이 구체적으로는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인터넷은 "디지털 혁명"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미 우리생활 깊숙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인류역사에서 20세기말처럼 지식이 폭발적으로 팽창했던 시기는 없었다.

컴퓨터와 인터넷 덕택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인류는 역사상 가장 많은 정보를 가장 빠르게 교환하고
있다.

정보는 그 "새로움"이나 "유용성"과 함께 그 흐름의 속도에서도 가치를
얻는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는 앞으로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인터넷은 경제주체들의 활동모습을 바꾸고 있다.

소비주체인 개인은 시장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매매한다.

생산주체인 기업들도 인터넷 전자상거래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골몰하고 있다.

인터넷이 새로운 "엘도라도"로 떠오르면서 인터넷 사이트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정부는 어떤가.

인터넷을 활용하면 시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24시간 논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은 "전화"처럼 인류의 보편적인 정보기기로 자리잡아
인류의 생활상을 크게 바꿀 것이다"

-21세기를 앞둔 상황에서 기업경영자들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다음 세기에도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통한 원활한 정보흐름, 즉 "디지털 신경체계
(Digital nervous system)"를 구축해야 한다.

디지털 신경체계란 인체의 신경체계처럼 기업에서도 정보를 빨리 얻고
처리할 수 있도록 기업 대내외에 뻗어진 정보망을 일컫는다.

누가 빨리 이 정보흐름체계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속도의 싸움이다.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기업내부의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MS는 설립후 24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컴퓨터 기업이 됐다.

매출과 순익 신장률이 연평균 20~30%에 달한다.

MS의 성공비결도 디지털신경체계의 구축과 관련있는가.

"MS는 그동안 정보공유에 신경써 왔다.

특별한 정보를 빼고는 모든 구성원들이 필요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조회할
수 있는 정보흐름체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완전한 형태는 아니다.

MS의 성공요인을 꼽으라면 "변화"에 초점을 둔 경영전략을 들고 싶다.

변화의 핵심은 바로 "고객"이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항상 귀기울인 게 MS가 성공한 첫번째 비결이다.

두번째는 제품이 고객 손에 들어가기까지 디자인과 설계, 마케팅 과정을
항상 새롭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단순성과 신뢰성, 편이성, 소형화에 있다.

사실 아직도 컴퓨터는 조작하기 힘든 점이 많다.

이를 사용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못할때까지 개선시켜야 한다.

마지막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컴퓨터의 풀리지 않는 문제점과 우리 제품 자체의 결함을
해결하는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겠다"

-그렇다면 다음 세기에 MS가 가장 중점을 둘 사업 분야는 무엇인가.

인터넷인가.

새로운 컴퓨터 운영체계인가.

"요즘 모빌컴퓨팅(이동형 컴퓨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논의뿐 아니라 관련 기술 또한 "빛의 속도(The speed of light)"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정보 흐름에 민감한 지식노동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추세다.

또 변화를 좇아가야 할 컴퓨터 개발자들에게는 이에 필요한 정보기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도전감을 갖게 한다.

종합 정보기술(IT)업체로서 MS는 지식노동자들이 정보를 쉽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도록 "통합된" 정보기기에 대한 표준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요즘 정보기기의 변화 방향은 통합화와 함께 "인터넷 중심형(Web-centric)"
이다.

앞으로 10년내에 MS는 현재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새로운 기술들을 통합해
업계 표준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정보기기는 그동안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다.

20세기초 첫 컴퓨터 "애니악"이 선보였지만 벌써 손바닥만한 컴퓨터가
나왔다.

회장도 신개념의 휴대용PC에 대해 여러차례 언급해왔다.

차세대 컴퓨터는 어떤 것인가.

"현재 MS연구센터에서는 차세대 컴퓨터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들을 진행중
이다.

사람을 닮은 컴퓨터, 즉 인공지능 컴퓨터다.

대략적인 모습은 이렇다.

예를 들어 방에 누가 들어가면 컴퓨터가 대상을 식별한다.

음성 또는 글로 질문을 입력하면 대답도 한다.

만약 어떤 정보를 원하면 그냥 묻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컴퓨터가 사람이 이해하기 가장 편한 방식으로 대답을 내놓게 된다.

글이나 음성으로 말이다.

이 컴퓨터는 기존 모니터와는 달리 화면을 3차원으로 보여준다.

훨씬 이해하기 쉽다.

또 자연어 처리기능을 갖고 있어 인간의 언어를 휠씬 잘 이해하게 된다.

이렇듯 현재 사용중인 컴퓨터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들도 10년내에 모두
해결될 것이다.

사실 우리가 개발중인 몇 가지는 이미 제품에 반영되기도 했다.

윈도2000에 내장돼 있는 "문법 체크"기능 등은 자연어처리 연구의 성과물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MS의 대표적인 제품은 뭐니뭐니해도 "윈도"다.

윈도는 향후 어떤 방식으로 변할 것인가.

그리고 MS가 "윈도"다음으로 내놓을 제품은 어떤 것인가.

"윈도 시리즈의 새 버전은 "윈도2000"이다.

내년에 출시된다.

이 제품은 윈도제품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제품이 될 것이다.

PC뿐 아니라 중형 컴퓨터용 운영체계로도 사용된다.

"유닉스(Unix)"시장을 공략하게 된다.

이 제품은 윈도98에 비해 인터넷 검색기능과 온라인쇼핑, 문서및 이미지
처리기능이 뛰어나다.

이처럼 앞으로 윈도는 누가 사용하든 쓰기 쉽고 안전하게 만들어질 것이다"

-90년대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계의 화두는 "공개(Open-up)"였다.

리눅스가 소스코드를 공개했고 선마이크로시스템즈도 그랬다.

이같은 추세에 대한 견해는.

"소스코드를 공개하면 미디어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다.

그래서 마케팅에 일단 성공한다.

그러나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것이 진정으로 사용자를 위한 길이고 업계의
추세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스코드 공개사례들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리눅스를 보면 소스코드 공개가 결코 업계의 미래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제품에 대한 책임있는 애프터서비스가 없으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정보 기술자들도 이 제품을 믿고 장기적이면서 기술적인 결정이나 투자결정
을 내릴 수 없다.

리눅스가 무료라는 점을 내세워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를 사용하다 손해를
보면 과연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

-개인적으로 21세기를 맞는 각오나 느낌이 있다면.

"나는 주저없이 다음 세기가 새로운 인류의 역사를 쓰는 시대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사실 나는 어느 시기든지 간에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생각을 가져왔다.

또 그렇게 돼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21세기를 맞는 각오라면 인생을 통해 배우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생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때 더욱 그렇다.

바로 이런 점에서 나는 교육과 보건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교육과 보건은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는 핵심이다.

그러나 아직 지구상의 많은 인구가 충분한 교육과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MS는 인류에게 더 나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나와 동료들은 앞으로 어느 정보기기를 이용하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인류를 한데 묶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원칙아래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