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홍콩 싱가포르등 아시아지역 기업들이 미국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어서 상대적으로 한국기업들이 ADR 발행에 상당한 애로를 겪을 전망이
다.

ADR는 미국이외 지역의 기업이 미국에서 발행하는 DR(주식예탁증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기업이 다음달말까지 자금조달을 목표로
미국 금융시장에서 발행할 예정인 주식 규모는 줄잡아 1백5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홍콩이 76억달러로 가장 많고 일본과 싱가포로가 각각 7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홍콩의 경우 차이나텔레콤이 16억5천만달러의 증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차이나오프쇼어오일이 기업공개를 통해 2억4천만달러의 자금을 모집할
예정이다.

일본은 NTT가 10억달러 규모의 증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모두
12개사가 주식발행을 추진중이다.

싱가포르도 20개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미국 증권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동원증권의 노상범 차장은 "아시아기업의 미국 주식시장 활용이 11월말까지
집중되는 것은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이 Y2K문제를 의식해 12월이후엔 주식
매수를 꺼릴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형펀드들중 일부는 Y2K문제에 대한 우려로 지난 8월말부터 주식
비중을 낮추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연말께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기업의 미국증시 집중에 따라 ADR 발행을 추진중인 담배인삼공사
하나로통신 두루넷 조흥은행등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펀드들은 전세계를 지역별로 구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홍콩 중국 싱가포르등과 함께 아시아이머징마켓이란 카테고리로
묶여 있어 같은 시기에 주식발행이 몰리면 경쟁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펀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세계중 아시아이머징마켓의 비중은 5%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은행과 대구은행이 다음달께 예정했던 ADR 발행일정을
내년초로 연기한 것과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뿐 아니라 미국금융시장의
사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흥은행도 11월4일 프라이싱을 목표로 해외DR 발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내년초로 연기를 검토중이며 DR발행에 실패한 외환은행도 내년초에나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오는 11월말까지 국내기업의 ADR 발행 예정규모는 담배인삼공사 7~10억달러,
하나로통신 2~3억달러, 조흥은행 10억달러, 미래산업 1억달러등이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