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내진형 설비업이 유망업종
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서울지역도 진도 6~7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정개발연구원
의 실증연구가 나온 이후 내진시설에 대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일고 있는 것.

아세아조인트 유니슨산업 등 내진형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에는 상담 및
주문 전화가 빗발쳐 이들 업체에 특수가 기대되고 있다.

이미 한국산 내진설비가 대지진을 맞는 터키 대만 등지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강화된 내진설계 의무화 조치가 곧 나올 경우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진 무방비 지대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내 백화점 병원 등
내진설계가 의무화돼 있는 서울 시내 대형건물 4백88개 중 2백76곳이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다.

때문에 서울에 진도 7 정도의 강진이 발생할 경우 건물의 절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내진설계 의무화 조치 강화 필요 =현 건축법은 6층 이상 또는 연면적
1만평방m 이상 건축물, 박물관, 기념관 등은 내진설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지역은 연면적 1천평방m 이상인 병원 방송국 공공업무 시설과 연면적
5천평방m 이상의 관람집회 판매시설 5층이상 아파트 등에도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한강교량 17개 중 천호 올림픽대교 등
11개 교량에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다.

서울지하철도 전구간에 내진설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중간 정도 규모의
지진에는 소형 벽돌건물이 가장 위험하다.

따라서 서울시가 조례를 정해 지지대를 설치하는 등 지진 재난을 예방해야
한다고 업계는 강조하고 있다.

<>내진산업계 현황 =현재 국내에 내진형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몇 안된다.

교량 부문의 유니슨산업, 배관 부문의 아세아조인트 신진정공 등 소수에
불과하다.

교량용품 전문회사인 유니슨산업은 내진이 아니라 지진피해를 피하는
면진기술을 국산화한 기업.

면진기술은 고무와 보광철판을 겹쳐놓은 구조물의 내부에 납심을 넣어
충격을 흡수하는 원리.

지진으로 교각이 흔들리더라도 상판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면진 받침대에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건설중인 부산 광안대교, 신공항 여객터미널 전면고가도로,
경기도 발안의 장안대교 등에 적용중이다.

오는 12월 개통되는 당산철교에도 채택된다.

최근에는 고속철도 탄성받침과 내진베어링을 개발한 상태이다.

아세아 조인트는 내진형 배관부품 분야 고난도 기술 보유기업.

"아세아 홈조인트"가 주력품.

홈조인트는 용접할 필요없이 볼트 2개로 간단히 배관작업을 할 수 있는
부품이다.

조인트부의 신축 편심 굽힘 회전이 가능해 강진에 견딜 수 있다.

일반 용접식 나사식 및 프랜지공법에 비해 장점이 많다.

홈조인트 공법은 비숙련공도 볼트 2개로 간단히 시공할 수 있고 공기를
종래 방식에 비해 5분의1~8분의1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일반의 생각과 달리 공사비용을 20% 가량 절감할 수 있다.

우수자재(EM)마크와 KS, 미국 UL 및 일본 JIS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홈조인트는 급.배수라인 소방설비 펌프실 등 빌딩배관, 상수도 농업용수
등과 같은 매설배관용 등으로 널리 공급된다.

현대건설 주택공사 통신공사 수자원공사 서울시지자체 등에서 채택중이고
영종도공항에도 적용되고 있다.

신진정공은 상수도 관로를 내진설계한 경우.

지반 변위.변형 및 침하.부상에 견딜수 있는 "덕타일 주철 신축 가동관
(BEJ)"을 2년여의 연구끝에 개발해 최근 공급중이다.

신축가동관의 고무링은 내외압에 견디며 큰 휨각도와 편심흡수 후에도 큰
신축량을 흡수하도록 설계해 광범위한 지반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

LG산전은 내진형 저압 배전반과 변압기를 공급하고 있다.

자체 설계 제작해 영광원자력발전소 5,6호기에 설치할 저압 배전반과
변압기가 최근 미국 NTS(국립기술시스템스)연구소에서 실시한 내진시험에
합격했다.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