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슨트 테크놀로지스는 AT&T가 지난 96년 조직을 개편하면서 분리, 독립한
세계적인 통신 네트워크업체다.

당시 미국 정부의 수정 통신법에 의해 AT&T는 통신 사업자로, 루슨트는
통신장비업체로 나뉘어진 것이다.

"통신에 관련된 모든 제품을 공급한다"는 모토처럼 루슨트의 사업영역은
다양하다.

전체 매출액의 62%를 차지하는 시스템 사업부문에서는 교환기, 광전송
시스템, 네트워킹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기업을 대상으로 통신 설비를 구축해주는 기업통신시스템 사업부문(전체
매출액의 27%)에서는 사설 교환 시스템, 멀티미디어 메시징 시스템 등을
제공한다.

또 반도체 사업부문(전체 매출액의 10%)에서는 디지털 신호처리장치(DSP),
송.수신기, 레이저 모듈 등을 생산한다.

특히 DSP칩은 80년 세계에서 처음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현재 전세계
시장의 29%를 차지, 2위를 달리고 있다.

데이터망과 음성망의 통합이 세계 통신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최근
루슨트는 단순 통신장비업체에서 종합 통신 네트워크 업체로 발빠르게 변신
하고 있다.

루슨트의 이같은 경영방침은 세계적인 네트워크 업체의 잇단 인수로
이어졌다.

이 회사는 지난 3년간 무려 16개의 네트워크 업체를 인수 합병했다.

지난해 재미교포 김종훈씨의 유리시스템즈 인수를 비롯해 올들어서도 어센드
제디아 엑셀스위칭 등 6개의 굵직한 업체들을 인수했다.

이 가운데 특히 지난 1월 세계1위 광역통신망(WAN)장비 업체인 어센드와의
2백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은 당시 네트워크 업계에서는 최대 규모로 주목을
받았다.

루슨트는 이같은 대규모 인수 합병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데이터통신사업과
데이터 네트워크사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다 자사가 갖고 있는 음성전송기술을 더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음성.데이터 통합 네트워킹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루슨트의 리처드 맥긴 회장은 이미 올초 어센드 인수를 발표하면서 "이제는
통신업체들간의 우열은 차세대 데이터 네트워크를 누가 먼저 장악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루슨트의 이같은 전략이 맞아떨어지기라도 하듯 매출액과 순익도 급성장하고
있다.

96년 첫해 2백33억달러이던 매출액이 이듬해 2백64억달러, 98년에는 3백1억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순익도 96년 11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23억달러로 두배이상 뛰었다.

루슨트의 성장세는 뉴욕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96년 6월 뉴욕증시 상장 당시 주당 27달러이던 루슨트 주식은 6개월만에
48달러로 뛰어 올랐다.

현재는 미국의 인터넷및 통신기업들의 전반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상장
당시의 2배이상인 64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루슨트 기술력의 바탕은 1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벨연구소에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이 연구소에는 4천여명의 박사급 연구원을 비롯 2만4천여명
의 연구인력이 하루 평균 3건의 특허를 쏟아내고 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루슨트 테크놀로지스 현황 ]

<> 직원수 : 143,800명
<> 해외지사 : 전세계 90개국지사, 20개국에 벨연구소지소
<> 본사 : 뉴저지 머레이힐
<> 회장(CEO) : 리처드 맥긴
<> 기타 -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1위(포천지 선정)
- 미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 7위
- 아시안에 가장 우호적인 기업 8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