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경영으로 계승되는 장인정신의 맥이 에르메스(HERMES)의 경영기법이자
전략입니다"

"켈리백"으로 유명한 명품 에르메스의 장인정신은 5대에 걸친 가족경영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거창하지도 않은 이 이념에만 고집스럽게 매달리고
있는 것.

하지만 이런 경영전통은 최고급 진품을 찾는 고객들 역시 아르메스 브랜드만
을 고집하게 만들었다.

1837년 에르메스의 창업자인 티에리 에르메스는 프랑스 파리에서 안장과
마구용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안장은 말의 등에 얹는 제구.

결함이 있으면 기수의 생명까지 앗아간다.

에르메스는 한올한올의 실에도 정성을 들였다.

완벽한 제품이 아니면 결코 팔지 않았던 것.

결국 에르메스의 아들대에는 왕실에 납품할 정도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냈다.

이런 장인정신의 혼은 계속 후손에게 전해진다.

1910년대말을 대체할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동자가 등장하면서 손자 에밀
에르메스는 새로운 제품 개발을 시도한다.

안장을 만들 때 사용되는 독특한 박음질법인 "새들 스티칭(Saddle
stitching)"을 적용, 가죽소품과 여행용 가방제작에 나선 것.

품목은 달라졌지만 안장을 만들 때의 정성은 그대로 담아갔다.

이후 장신구 의류 향수 등의 다양한 토털 브랜드를 생산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때부터 견실하고도 품위있는 에르메스 컬렉션의 말과 마차 그림이 있는
로고는 고급 브랜드의 대명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에르메스가 사위인 4, 5대째 뒤마 부자는 세계시장 공략에 앞장섰다.

1백50년동안 가족경영을 통해 쌓아온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장인정신은
국경을 초월한 환영을 받았다.

결국 전세계에 생산과 유통 등을 책임진 30여개 자회사를 거느리는
다국적기업으로 발전했다.

현재 에르메스가 만든 상품은 전세계 1백69개 고유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꼼꼼한 품질관리는 물론 각 매장이 위치한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고루
반영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매장은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신라호텔 아케이드
두곳이다.

최근 프랑스의 장 폴 고티에그룹에 1억5천만프랑을 투자, 그룹 지분의 35%를
인수하는 등 세계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있는 에르메스는 앞으로
한국 미국 일본 등 전세계 지역에 새로운 매장을 계속 오픈해 나간다는 큰
그림을 갖고있다.

이를 위해 일본 도쿄의 긴자와 미국 뉴욕의 메디슨 애비뉴에 새로운 매장
신축공사를 시작했으며 서울에 에르메스 빌딩을 짓기 위한 부지를 고르고
있다.

5대를 거치는 세월동안 장인정신을 강조하는 에르메스의 경영이념은 변치
않았다.

이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케 하는 정신적 바탕이 됐다.

지금도 에르메스의 경영방침은 기계화나 규격화보다 장인들의 정성어린
손길아 살아 숨쉬는 명품을 만드는 것이다.

< 서욱진 기자 ventur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