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케이는 8백여년전 일본 헤이안시대에 주군을 위해 몸을 던진 충심(췌심)
의 화신이다.

호텔롯데(소공동) 일식당 벤케이는 고객을 그처럼 섬기겠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무릎서비스"가 단적인 예다.

다다미 별실의 손님에게 무릎을 꿇고 수발드는 일본 전통예법을 그대로
행한다.

고객을 모시는 마음이 행동으로 육화된 것이라고 한다.

종업원들이 일본인 지배인으로부터 비디오학습을 통해 배운 것이다.

인기메뉴인 은대구된장구이에도 정성이 배어 있다.

은대구는 육질이 연하고 담백하며 저지방이어서 구이로 애용되는 생선.

이를 일본된장에 3일간 재워 된장 맛이 고루 퍼지게 한 다음 굽는 요리다.

맛이 숙성되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셈.

정종을 뿌려 비린내를 없앴다.

2만9천원(세금 봉사료 별도).

코스요리도 마찬가지다.

진미와 전채에서부터 후식까지 11가지 음식이 나온다.

일종의 식욕촉진제인 진미는 어패류와 육류를 섞어 강한 향을 풍긴다.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 맑은 국엔 송이버섯의 깊은 맛이 스며 있다.

맑은 국은 회에 앞서 입을 씻어내라는 뜻.

이후 회, 구이, 조림, 튀김 등의 순으로 점차 강렬한 맛의 요리가 나온다.

각 요리들은 적절한 간과 맛으로 얕고 깊은 맛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또 여기에는 30여개의 계절 식자재가 대부분 동원된다.

요즘엔 송이버섯철을 맞아 송이요리들이 많아 입맛을 돋운다.

(02)317-7048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