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소설가 한승원(60)씨가 30년간의 문학 결실을 엮어 "한승원
중단편전집"(전6권, 문이당)을 냈다.

한승원은 한국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상처 입은 민초들의 삶을 소재로
토속적 한의 세계를 그려온 작가.

이번 전집에는 등단작인 "목선"(1968년)부터 최신작 "유자나무"까지 70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다.

평론가들은 그의 문학을 크게 3기로 나눈다.

제1기(69~75년)는 현실의 부정적인 측면을 비판하고 풍자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제2기(76~89년)는 고향을 배경으로 한 토속적 정서와 끈질긴 생명력,
민족사의 비극에서 나온 한과 역사의식에 천착하는 경향이 중심을 이룬다.

제3기(1990년이후)에는 암울한 시대의 상처를 아우르면서 삶의 진실과
교감하는 모습으로 발전하는 단계다.

1권 "목선"에는 전남 장흥 바다를 배경으로 갯가 사람들의 억척스런 삶과
한을 그린 표제작을 비롯 평화적인 여성성에 대한 옹호와 폭력적인 남성성에
대한 배척을 담은 "신화"연작, 남도 갯투성이들의 절박한 심사와 뿌리깊은
통한을 묘사한 "한"연작 등이 실려있다.

2권 "아리랑 별곡", 3권 "누이와 늑대", 4권 "해변의 길손"은 폭력적인
역사에서 잉태된 한을 고향 바다의 생명력으로 이겨내는 극복의 미학이 살아
숨쉬는 작품들을 담고 있다.

5권 "내 고향 남쪽 바다"와 6권 "검은댕기두루미"는 암울한 시대가 남긴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고 삶의 궁극적 진실을 모색하는 작품들로 묶여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