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 리모델링 이용한 성공사례 ]

일산신도시 대화동에서 덕이동 쪽으로 차로 5분쯤 가면 아담한 전원주택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 곳에서 20년 이상 살고 있는 김덕중(53)씨가 조성한 주택단지다.

김씨는 요즘 건립공사중인 주택을 바라볼 때마다 흐뭇하다.

버려두다시피했던 땅에 번듯한 집을 장만한데다 짭짤한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적절한 개발컨셉트를 바탕으로 한 토지 리모델링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인
사례다.

이 곳에 텃밭(준농림지)과 지은 지 20년 된 구옥을 합쳐 4백69평을 갖고
있던 김씨는 지난 97년 여름 인근 부동산업소에 땅을 팔려고 내놓았다.

새 집도 하나 마련하고 가용자금을 융통할 요량이었다.

그러나 토지를 매물로 내놓은 지 얼마 안돼 외환위기가 닥쳤고 거래는
두절됐다.

땅값은 물론 곤두박질쳤다.

올해초엔 매도가를 시세의 70%수준인 평당 50만원까지 내렸지만 흥정만
오갈 뿐 도무지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김씨는 지난 4월 한국경제신문에서 토지재테크와 관련된 기사를
읽게 됐다.

땅도 개발방향만 잘 잡으면 제값을 받으면서 쉽게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바로 신문에 소개된 전문업체를 찾았다.

현장을 답사한 후 이들은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면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목가적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데다 편익.교육시설이 풍부한 일산신도시와
가까워 전원주택으로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김씨와 컨설팅업체는 사업성을 따져보기로 했다.

주변의 전원주택 시장을 둘러보고 자신들이 전원주택을 지을 경우와 꼼꼼히
비교해 보았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완공된 전원주택(30평형대 기준)의 가격은 2억원선인 반면 이들은 1억원
안팎이면 공급이 가능했다.

이 곳에 30평형대의 전원주택을 지을 경우 땅값과 건축비는 각각 4천2백만원
(평당 65만원)과 5천6백만원(평당 2백25만원).

부대비용을 감안해도 1억원이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

김씨는 단지규모가 작고 부대시설이 없다는 단점을 고려해도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1억6천만원을 호가하는 일산신도시 35평형 아파트 대신 1억원짜리 전원주택
을 택하는 수요자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김씨는 6월 정식으로 컨설팅계약을 맺고 필지분할 및 농지전용허가 절차를
밟았다.

도로부분을 뺀 4백29평을 65평형 6필지, 79평형 1필지로 나누었다.

전원주택단지 조성작업을 마친 후 65평형 6필지는 컨설팅업체를 통해 판매에
들어갔다.

땅값은 97년에 책정한 평당 65만원, 건축비는 평당 2백25만원으로 결정했다.

판매를 시작한 지 두달이 채 안돼 4필지가 팔렸고 2필지도 협의중일 정도로
예상보다 호응이 좋았다.

김씨가 필지매각으로 얻게 되는 수입은 모두 2억5천3백만원.

79평에 짓고 있는 자신의 집에 들어가는 건축비(5천5백만원)와 농지전용.
컨설팅.인허가 비용(2천9백만원)을 빼고도 1억6천여만원의 가용자금이
생겼다.

새 집도 마련하고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당초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땅을 통째로 헐값에 처분했을 경우와 비교하면 엄청난 이득이다.

김씨에게 토지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한 건국컨설팅 김영빈씨는 "최근 분당
일산신도시 주변에 땅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김씨처럼 소규모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해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다"며 "아이디어와 적절한 개발시기를 택하면
큰 돈 안들이고도 토지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투자 포인트 ]

토지투자의 단점은 고액이 투자된 이후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개발이 끝날 때까지는 기획 설계 인허가 건축 분양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성패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은
시도조차 못하고 속만 끓인다.

부동산업소에 중개수수료를 넉넉하게 줄테니 빨리 팔아만 달라고 하소연하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김씨처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면 성공할 수 있다.

주변의 도움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간을 충분히 두고 치밀한 조사를 거쳐 실패할 확률을 줄여가야 한다.

개발범위는 어떻게 할지,어디까지 비용을 감수할 건지, 투자자금 회수기간은
언제까지 할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

사전조사를 통해 성공 가능성이 70%를 넘을 땐 본격적인 사업착수에 나서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이디어와 개발의지, 투자타이밍만 맞으면 애물단지를 보물로 바꿀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 유대형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