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명"으로 압축되는 정보통신의 발전은 우리의 주거개념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이 사이버 아파트의 확산이다.

가정에서도 일반기업 구역내통신망(LAN) 수준으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일어난 변화다.

우선 집이 단순한 거주기능에서 벗어나 다양한 업무기능까지 갖춘 복합공간
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특히 인터넷을 매개로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가능해진다.

리모컨이나 음성인식시스템을 활용해 집안의 온도와 습도를 항상 쾌적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일의 특성에 맞게 조명의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창문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TV를 보고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초고속 화상통신망으로 백화점이나 관공서에 가지 않고도 원하는 물건을
사고 서류도 뗄 수 있게 된다.

심지어 원격진단치료시스템을 이용해 집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고 병을
치료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통신과 컴퓨터기술의 발달로 주택이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 사이버 커뮤니티(공동체)의 탄생 =모든 입주가구에 홈페이지가 구축되고
화상으로 반상회나 동호인 모임을 개최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 있는 아파트단지의 입주민들과 전용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다.

서비스가 제공되는 단지간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무료전화가 가능해진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입주자들은 안방에 앉아서 단지내 각종 공지사항 및 공과금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인근 상가에서 주문.배달 서비스를 받는 것은 물론 수영장 테니스장
골프연습장 등 각종 편익시설을 예약한다.

아파트단지 주변의 쇼핑 문화 등 각종 생활정보 활용도 가능해진다.

다른 아파트로 이사할때도 부동산 중개업소 대신 인터넷을 통해 생생하고도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주택의 선택기준이 바뀐다 =정보통신의 발전에 따른 재택근무의 확산
으로 주택의 가치에 대한 기준도 바뀌게 된다.

직장까지의 거리,교통여건은 부수적인 문제로 되는 반면 주거환경과 이웃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실제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선진국에선 이웃사람들과의 교류가 빈번해
지면서 이웃이 누구인가가 주택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주택도 중산층 주거단지, 연예인 단지 등 특성에 맞게 차별화되는 추세다.

"레지덴셜 하우스"는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주거개념이다.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멀어지는 이웃과 보다 가깝게 지내려는 취지로 생각해
낸 개념이다.

종합적인 컴퓨터 관리시스템을 도입, 10~20가구의 주택을 한 단위로 묶어
전력.냉난방.방범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같은 단지안에 거주하는 사람들끼리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레지덴셜 하우스의 특징이다.

<> 삶의 질이 높아진다 =기본적인 집안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보다 많은 시간을 삶의 질을 높이는데 사용할 수 있다.

집안청소 쇼핑 등과 같은 허드렛일은 자동화시스템을 활용해 처리하고 남는
시간엔 문화 레저생활을 즐기는게 가능해진다.

버튼과 음성감지시스템으로 경찰서와 방범회사에 위험을 알리고 카드
하나로 쇼핑 뱅킹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음악회나 연극공연같은 정보를 얻고 예약까지 한다.

인터넷을 활용해 정보 주거문화 유통혁명까지 이루는 시대가 구현되는
것이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