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17개 퇴출 종합금융사에 이어 은행 보험 상호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1백30여개 퇴출 금융기관의 임원 7백여명에 대해 부실
원인조사에 나선다.

또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17개 퇴출종금사중 대주주의 불법혐의가 포착된
K종금 등 4군데에 대해 내달부터 방문조사에 들어가고 연말이나 내년초 이들
대주주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로 했다.

남궁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지난 13일부터 동화 대동 경기 등 3개 퇴출
은행과 국제 고려 등 2개 퇴출생명보험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며 "동남.
충청은행과 BYC.태양생명보험 등 나머지 퇴출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조속한
시일내에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18일 말했다.

남궁 사장은 이어 "조사가 끝난 8개 퇴출종금사중 한화 삼삼 신한 쌍용
경일 대구 삼양 등 7개사 임원 36명에 대해서는 3백34억원의 재산가압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머지 9개 종금사(신세계, 항도, 한솔, 고려, 경남, 제일, 새한,
한길, 대한)는 이달말까지 조사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남궁 사장은 또 "대주주의 책임부분에 대한 조사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심도있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위법/부당행위가 적발된 임원및 대주주에 대해서는 형사고발도
가능하다"고 말해 이번 조사가 금융계에 대한 대규모 사정태풍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예보 관계자는 "퇴출 금융기관뿐 아니라 한빛/조흥은행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부실원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퇴출금융기관 조사경과 =예보는 금고와 신협에 대해서는 공적자금이
투입되자마자 조사를 벌였다.

금고와 신협의 경우 규모가 작아 조사가 용이한데다 임직원 및 대주주의
불법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미 조사를 했다.

예보는 지난 6월 한화 신한 삼삼 쌍용 경일 대구 청솔 삼양 등 8개 퇴출
종금사에 대해 일제히 부실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이들 종금사 임원 39명에 대해 7천7백74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도록 파산재단에 요구했다.

또 후속조치로 소송대상에 포함된 임원 36명에 대해 3백34억원의 재산가압류
조치를 취했다.

<> 대주주에게도 소송낸다 =예보는 조사가 끝났거나 현재 진행중인 17개
퇴출종금사중 4군데에서 대주주의 불법혐의를 포착한 상태다.

이들은 경영진에게 부실대출을 하도록 압력을 넣었거나 계열기업에 동일인
한도 및 신용심사결과를 무시하고 대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K종금 대주주의 경우 관계사인 K증권에 수백억원을 불법
으로 대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주주의 불법혐의는 주로 해당 퇴출종금사 임원들의 증언을 통해 파악
됐으며 일부 임원은 "대주주가 불법대출을 지시했다"고 구체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내달부터 이들 대주주와 해당 퇴출종금사 임원들을 찾아가 방문조사
를 벌일 예정이다.

또 관계기관 등으로부터 이들의 불법대출 및 재산상황에 대한 자료를 확보,
연말이나 내년초께 대주주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소송을 낼 계획이다.

예보는 현재 대주주에 대한 조사를 전담하는 특별조사반을 운영하고 있다.

<> 조사확대 의미 =예보는 그동안 "인력만 허용되면 모든 퇴출금융기관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혀 왔고 심지어 "살아있는 금융기관이라도 공적자금
이 투입된 곳은 조사하겠다"고까지 천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대주주의 불법혐의를 포착했고 이들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대주주는 비상임이사로 돼 있어 불법혐의를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지금까지
의 소극적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예보가 대주주를 문제삼으면 문제가 커진다.

퇴출금융기관 대주주중에는 재벌그룹과 그 오너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