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경험에 대한 지식을 대체하는게 미래의 현상이다"(미카엘 란트만)

석학들은 21세기에는 새 경험을 얻으려 떠나는 "유목민"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지구촌 곳곳으로 파고드는 배낭여행족과 비즈니스출장객, 더 많은 보수를
찾아 낯선 지역 직장들로 떠나는 "기업 집시", 다음 행선지로 떠나기 위한
자금만 모으면 일을 그만두는 "히치하이커족"이 그들이다.

"하우스레저족"과는 달리 장소를 일회용 티슈처럼 쓰고 버리는 부류들이다.

미래인들에겐 이동과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일과 레저간의 영역이
허물어진다.

20세기가 "레저 탄생기"였다면 21세기는 "레저 혁명기"다.

<> 변하는 레저의 개념

미국 펜스테이트대 제프리 가드비교수(레저학)는 "주말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고 선언했다.

토.일요일 이틀간의 휴일제가 뉴밀레니엄엔 붕괴될 것이란 예견이다.

이미 프랑스 일부지역에선 고용창출을 위해 주3일 휴일제에 들어갔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업무의 전문화가 진척되면서 21세기엔 2~3일만
일하는 풍조가 보편화된다.

러시아워, 성수기, 프라임타임 등의 개념도 바뀔 수 밖에 없다.

퓰리처상 수상작가이자 "일과 레저"의 저자인 세바스찬 드그라지아는
"레저가 일상화되면 레저란 단어마저 사라질 것이다"고 예견한다.

외국을 드나드는 일이 국내여행처럼 자유롭게 된다.

국제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오는 2020년 국제관광객은 99년보다 3배 정도
늘어난 15억6천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 때쯤이면 항공교통발달로 지구촌 어디에든 2시간내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뉴욕에서 아침식사를 한 후 싱가포르에서 업무를 보고 돌아와 점심미팅을
다시 뉴욕시간에서 가질 수 있다.

미국 로렌스리버모어연구소는 이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하이퍼소어
항공기를 개발, 오는 2011년께 첫 비행할 계획이다.

로켓엔진을 장착한 하이퍼소어항공기는 음속의 10배에 달하는 초고속
항공기다.

<> 열리는 우주여행시대

황기학 한국관광공사 21세기행사부장은 뉴밀레니엄 여행패턴을 <>우주여행
의 현실화 <>모험여행의 대중화 <>크루즈(호화유람선)여행의 급증으로 요약
한다.

우주여행은 새 천년의 가장 뚜렷한 족적이 될 것이다.

대기권밖으로 벗어나 우주의 무한경을 직접 체험해 보는 관광이 3년뒤인
2002년께 실현된다.

시애틀의 여행업체 제그럼사가 우주항공업체와 제휴, 스페이스크루저 상품을
내놨다.

여행비가 1인당 9만8천달러나 되지만 이미 2백50여명이나 예약했다.

로켓항공기로 활주로를 이륙한 후 우주선을 분리시켜 대기권밖 무중력
공간을 2시간여 여행하는 상품.

우주선에는 비행사 2명과 승객 6명만 탑승할 수 있다.

제그럼의 피치먼스 부사장은 "앞으로 2년여간 우주선 건조와 테스트를
마치고 2002년 처녀비행에 나설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지구궤도에는 "초호화 우주호텔"도 등장할 전망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운영중인 우주정거장과 우주왕복선 사업 등을 10년내
민간에 이양해 호텔과 휴양지로 활용토록 개조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지구궤도위 호화호텔에서 머물며 지구와 태양계의
아름다움을 한껏 즐길 수 있게 된다.

<> 대중화되는 모험여행

"자극의 둔감화 법칙"에 따라 모험여행은 갈수록 성행하게 된다.

아마존 정글에서 래프팅을 하거나 극지방탐험에 나서는 일이 흔해진다.

아마존에 사는 식인어 ''피라냐''나 극지방의 강추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개발됨으로써 모험여행은 촉진될 것이다.

미국에선 그 증후군이 뚜렷하다.

컨슈머리포츠트래블레터지에 따르면 미국의 모험여행 시장규모는 연간
2천2백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5년간 미국성인의 절반정도(9천8백만명)가 모험여행을 경험했다.

히말라야산맥 및 코스타리카 계곡 래프팅, 중남미 갈라파고스섬 원시림탐험
등이 미국서 인기를 얻고 있는 모험여행상품이다.

국내에선 아프리카 사파리투어 상품이 최근 호응을 얻고 있지만 현재는
구경하는데 그치는 수준.

앞으로 사파리내에서의 캠프생활로 진전될 전망이다.

또 히말라야 트레킹상품은 해발 4천m 정도의 베이스캠프에 머무르는 수준
이지만 날로 고도를 높여갈 것이다.

극지방 탐험은 21세기의 최대 모험여행상품이 될 전망이다.

앤 밴크로프트(미국)와 리브 아네슨(노르웨이)은 2000년 여성 최초로 남극
대륙횡단 기록에 도전한다.

이들은 탐험현장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남극에는 올해 1만여명의 미국여행객들이 다녀갈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크루즈여행객은 연간 5백만명선이며 매년 5%씩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크루즈는 "이동"과 "체류"란 미래형 여행 요소를 모두 갖췄다.

레저시간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도 "크루즈 붐"은 확실해질 전망이다.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