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은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사람을 우울하게
만든다.

더욱 괴로운 것은 편두통이다.

일단 한번 나타나면 거의 아무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봐도 별 이상이 없다는 얘기만 듣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두통이 나타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먹게
된다.

한의학에서의 두통은 통증의 부위와 양상, 완화요인 악화요인 등에 따라
몇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머리의 한쪽 만이 심하게 아픈 편두통에 대해서는 대부분 간양이 위로
향함으로써 나타난다고 본다.

간양이란 간장이 간직하고 있는 양기인데 평소에는 간장의 음혈에 보호된
채로 그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간양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면 생식기능이나 근육 및 골격의 활동에 관여한다.

그런데 만약 간양이 음혈에 의해 보호를 받지 못하면 곧바로 위로 치받아
오르는 것이다.

간양은 인체의 측면에 걸쳐 흐르는 소양경이라는 경락을 따라 흐른다.

그런데 거꾸로 치받아오르기 때문에 한쪽 옆구리 통증이나 편두통처럼
측면을 따라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편두통을 치료하려면 음혈을 보해서 간양이 치오르는 것을 막든지,
혹은 치받아 오른 간양을 곧바로 끌어내리는 잠양법을 사용하게 된다.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어혈이나 담음으로 편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아픈 부위가 일부분에 국한된다.

후자의 경우는 머리에 모자를 덮어쓴 것처럼 묵직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근막통증증후군이라는 개념에 입각해 편두통을 근육의 문제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 개념을 보완함으로써 더 나은 효과가 나기도 한다.

박영배 <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