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기술력과 공동체 의식으로 똘똘 뭉쳐 있지만 자금난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이라면 곽성신(50) 우리기술투자 사장을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국내 벤처산업 태동기때부터 "우리"라는 연대의식(teamwork)과 우수한
"기술"(technology)을 갖춘 유망 벤처기업을 찾아내 창업 "초기"에 "신속"히
투자한다는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곽 사장은 해박한 이론과 풍부한 실무경험을 두루 갖춘 정통파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

외환은행 국제상사 등을 거쳐 한국개발투자금융에서 상무까지 지내다 지난
97년 우리기술투자의 총지휘를 맡게 됐다.

그해 곽 사장은 어필텔레콤에 컨소시엄 투자를 주도해 벤처캐피털의
투자회수가 극도로 부진했던 작년, 71%(약 38억원)라는 수익률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차별화된 페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에 뛰어든
어필텔레콤의 첨단 "기술"과 "팀워크"를 높이 샀던 것이 적중했던 것.

W-CDMA(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을 WLL(무선가입자망)에 적용하는
모뎀칩 개발 전문업체 사람과기술에 이뤄진 컨소시엄 투자에서도 1백14%
(약 36억원)의 수익률을 올렸다.

기술과 팀워크를 모두 갖춘 업체인데다 곽 사장의 "초기"투자라는 원칙까지
맞아떨어진 덕택이다.

사이버교육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아이빌소프트의 경우는 창업 초기의
"신속"한 투자 덕택에 수익률이 1천5백%(약 19억원)에 달하는 또다른 성공
케이스.

모두 "순수 벤처 창업투자 위주로 자금을 운용한다"는 원칙을 따른 결과다.

곽 사장은 "벤처캐피털 업무경험이 풍부한 심사인력(벤처업계 평균경력
11년)이 반도체 인터넷 정보통신 등 전문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신속하게
투자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벤처제도를 연구해 국내 벤처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로도 잘 알려져있다.

곽 사장은 자금운용의 투명성을 유난히 강조한다.

벤처펀드에 창투사는 물론 자금을 다루는 벤처캐피털리스트도 직접 조합원
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

자금 운용 방식에 대한 원칙을 분명히 세워 투자내역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이달중 선보일 1백50억원 규모의 정보통신 전문 투자조합(우리기술
4호)에는 펀드를 운영할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1%까지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2)508-7744

< 이방실 기자 smil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