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43)는 "보수적", 워렌 버핏(68)은 "파격적"

미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10월25일자)에서 세계 1,2위의
갑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더웨이
회장이 자선사업에서 서로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이츠는 업계에서 "혁명적" 인물로 소개되는 것과는 달리 자선사업에서는
가족들에게만 운영을 일임하는 "보수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게이츠는 1백71억 달러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선기금을 운용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운영을 부인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와 그의 아버지
인 "빌 게이츠II"에게 맡겨놓고 있다.

반면 정작 금융업계에서 "보수적 투자가"로 유명한 버핏은 자신의 명의로 된
자선사업단체 운영을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위에게 맡기는 "파격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그것도 하나뿐인 딸과 4년전에 이혼한 사람이다.

주인공은 앨런 그린버그(42).

그는 버핏의 세 아들을 제치고 87년부터 버핏 재단을 맡아 운영중이다.

버핏은 사후 3백50억달러에 달하는 자신의 전재산을 이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

천문학적인 자선기금을 운영할 자리에 아들 대신 "과거의 사위"를 앉힌 데는
버핏의 그린버그에 대한 절대적 신임이 자리잡고 있다.

두 사람의 기부 스타일도 다르다.

빌 게이츠가 "몰아치는 형"이라면 버핏은 "만만디형"이다.

사실 게이츠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자선사업에 인색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러다 작년에 정부와 반독점 재판을 진행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눈에 띄는"
자선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게이츠는 MS주식으로 총 1백71억달러의 기부금을 내놓고 제3세계 아동을
위한 보건및 교육사업에 집중적으로 쓰고 있다.

대대적인 대외홍보를 벌이는 것도 물론이다.

일부에서 "기부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평을 듣는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버핏은 3백5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재산중 약 2천2백만달러만
자선단체에 내놓았다.

그의 전재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왜 이렇게 조금이냐"고 물으면 "앞으로 다 내놓을 건데 뭘..."이라고
한마디한다.

비즈니스 위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나이차를 잊은 "망년지교"를
자랑하며 미국에서 "부의 사회환원운동"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