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전화기 기안서류 메모지로 뒤얽힌 책상.

어느 회사에서나 볼 수 있는 사무실 풍경이다.

급한 일들을 처리하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면 서류 더미에 파묻힌 전화기를
찾느라 허둥댈 때도 있다.

책상위에서 뒹구는 전화기는 필수 사무용품이지만 때론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 일쑤다.

이제 PC만 있으면 전화기가 필요없는 시대가 열렸다.

벤처기업인 덕인전자(대표 임재선.43)가 컴퓨터에 전화기와 라디오 기능을
담은 "테크노폰 RP-2000"을 개발한 것.

실용신안으로 출원된 테크노폰은 유선 전화기를 PC에 보드 형태로 내장하고
전화기의 각종 기능을 프로그램으로 짰다.

워드 문서나 HTML 문서의 전화번호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전화가 걸린다.

전화번호를 찾아 버튼을 일일이 누르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자동
다이얼기능을 갖춘 전화번호부를 내장하고 있다.

테크노폰은 핸즈프리형 송수화기를 PC에 연결,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화기가 차지하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사무실이 정돈되고
업무효율도 높일 수 있다.

전화통화를 하지 않을 땐 송수화기를 통해 라디오도 들을 수 있다.

라디오의 경우 청취스케줄링 채널명칭입력 채널선택 저장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테크노폰을 이용하려면 PC에 보드를 추가한 후 덕인전자의 관계회사인
비진의 홈페이지 (www.bzin.co.kr) 에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받으면 된다.

업그레이드되는 최신 기능은 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덕인전자는 지난 97년 9월 설립된 덕인의 자매회사로 홈오토메이션 및
유.무선통신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리모컨내장 무선전화기, 가정자동화용 컨트롤박스, 무설정방식 TV통합리모컨
등 7건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출원하는 등 연구개발성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덕인은 90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출신의 연구원들이 설립, 3차원
측정기(CMM)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임재선 사장은 서울대 물리교육과와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박사 출신으로
KRISS의 연구실장을 거쳐 덕인의 창업을 주도했다.

전덕관(33) 기술부장은 KRISS시절부터 임 사장과 한솥밥을 먹으며 10년
가까이 손발을 맞추고 있다.

(042)823-0747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