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부산으로 시외전화를 걸려면 상대방 전화번호에 앞서 먼저 "051"
이란 지역번호(DDD)를 누르게 된다.

이 번호는 현재 시.군 등 지역별로 1백44개로 구분돼 있다.

전국 통화권이 1백44개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00년 7월2일부터는 이 지역번호가 16개 시.도별로 단순해져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지역번호가 세자리로 통일된다.

경기도 전역의 지역번호가 "031"로 단일화되는 것을 비롯 <>강원 033
<>충남 041 <>충북 043 <>경북 054 <>경남 055 <>전북 063 <>전남 061번
등으로 통합된다.

서울(02) 부산(051) 인천(032) 대전(042) 대구(053) 울산(052) 광주(062)등
7개 광역시와 제주(064)는 현재와 같은 번호를 그대로 사용한다.

지역번호가 이처럼 광역화되면 같은 시.도내에서는 시내전화처럼 지역번호를
누르지 않고 바로 상대방 전화번호만 눌러 통화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분당으로 전화를 걸려면 지금은 분당(성남
통화권)지역번호인 "0342"를 누른 다음 전화번호를 눌러야 하지만 내년 7월
부터는 바로 전화번호만 눌러 통화하면 된다.

부산에서 일산으로 전화를 거는 경우 지금처럼 지역번호를 눌러야 하지만
지역번호는 "0344(고양)"에서 "031(경기권)"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같은 시.도내 통화라도 요금은 지금처럼 통화거리에 따라 부과된다.

현행 시외요금은 표준시간대(월~토요일 오전8시~오후9시)를 기준으로 할 때
통화거리가 30km 이하는 시내전화요금인 3분 45원이 적용되고 31~1백km는
47초당 42.84원(데이콤) 또는 45원(한국통신)이 부과된다.

지역번호는 달라지지만 통화요금에는 변화가 없다는 얘기다.

지역번호가 광역화되면 서울을 제외한 시외전화번호 수는 10자리로 단일화
된다.

현재 전국 어느 곳이든 전화번호 국번은 세자리, 번호는 네자리이기 때문에
지역번호가 세자리로 단일화되면 10자리가 된다.

두자리 지역번호를 쓰는 서울은 9자리가 되지만 전화번호가 포화상태여서
네자리 국번을 쓰고 있는 일부 지역은 10자리 번호를 누르게 된다.

지역번호 광역화는 이용자가 눌러야 하는 번호수를 줄여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게 하자는 것과 번호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뜻을 담고 있다.

앞으로 나올 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이나 초고속 무선인터넷(B-WLL)
같은 새로운 통신서비스에도 세자리 또는 네자리 수의 접속번호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에 번호를 남겨두어야 한다.

이는 이동전화에 011(SK텔레콤) 017(신세기통신) 016(한국통신프리텔)
018(한솔PCS) 019(LG텔레콤) 등의 접속번호를 배정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특히 남북통일에 대비해 북한지역 시.도에도 지역번호를 할당해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통일이후 북한 시.도가 몇개로 될 지는 미지수지만 남쪽처럼 0으로 시작되는
두자리 또는 세자리 번호를 부여하려면 번호를 아껴 써야 한다.

전화번호는 무한정 쓸 수 있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이 것 역시 쓰임새가
한정돼 있는 유한자원이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