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김재방"

신세계푸드시스템 총괄위생당담 김재방씨(29)의 별명이다.

그는 회사가 운영하는 1백50여개 식당과 외식점의 위생상태를 감독하는
일을 맡고 있다.

김씨가 떴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해당점포는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나타나 작은 잘못도 놓치지 않고 지적해 내기 때문
이다.

그는 결코 봐주는 일이 없는 원칙주의자로 "악명"이 높다.

"식당청결은 사람목숨과 연관된다"는 생각에 어떤 종류의 청탁도 단호히
배격한다.

입사 초기엔 "융통성 없는 사람"이란 원성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 그를 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에 대한 열정과 해박한 전문지식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주목 받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자격증을 무려 14개나 따낼 정도로 자기개발에 열심이다.

주산 3단, 정보처리기사, 관광영어통역사, 의무기록사, 산업위생기사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자격증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전공(의무행정)이나 업무와 관련된 자격증을
하나씩 취득하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숫자가 늘었단다.

지금은 의무기록에 관한 최고의 자격증인 미국 RRA 시험을 준비중이다.

그가 많은 자격증을 따낼 수 있었던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잠을 덜자고 자기자신을 엄격히 통제하는 것"이다.

그의 수면시간은 하루 4~5시간.

습관을 들이면 하루 4시간이상만 자면 괜찮다는게 그의 얘기다.

직장인이 자기개발을 하기 위해선 "주말을 잘 활용해야 하고 특히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조언한다.

김재방씨는 술자리에서도 결코 취하는 법이 없다.

회식때 상사가 술을 권해도 2잔을 넘어서면 한사코 거절하는 소신파
신세대다.

저녁공부는 물론 다음날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그는 준비성이 남다르다.

자동차를 살때도 색상 고르는데만 한달이 걸릴만큼 신중하다.

또 식당영양사들로부터 "남자 맞아?"라는 농담을 들을 정도로 세심한 성격
이다.

김재방씨가 엄격하게 자신을 단련하는 것은 야망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일하는 분야에서 독보적인 사람이 된뒤 훗날 식품의약품안정청장같은
보건행정의 최고전문가가 되는게 꿈이다.

그래서 자신이 하는 일이 완전해질때까지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
한다.

"꿈으로 끝날 수 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는 그의 말에서 도전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 백광엽 기자 kecore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