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입체음향이 새로운 "이머징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컴퓨터 게임과 MP3음악이 확산되면서 음향효과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아가기 때문이다.

벤처기업 우보전산(대표 이정훈)은 일반 PC로도 3차원 입체음향을 들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작년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기반기술을 전수받아 지난
1년간 응용 개발한 것.

"큐빅스튜디오"란 이름의 이 소프트웨어는 보통음으로 녹음된 소리를 거의
완벽한 입체음향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헬리콥터가 날아다니는 소리를 앞뒤 좌우에서 들리도록 해 마치
헬리콥터가 자기 머리 위를 빙빙 도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의 경우 콘서트 홀에서 듣는 것처럼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이정훈 사장은 "소리가 들려오는 위치를 인위적으로 바꿔주는 음상정위기술,
음이 들리는 공간에 따라 파장정도를 조절하는 음장제어기술, 소리의
간섭현상을 제거하는 기술 등이 복합돼 있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컴퓨터로 입체음향을 들으려면 50만원대의 고급 사운드카드나
오디오 등 하드웨어를 달아야 했다.

호주머니가 가벼운 네티즌들에겐 여간 부담이 아니었다.

그래서 "좀더 싼 값에 컴퓨터 입체음향을 즐길 순 없을까"라는 게 네티즌들
의 꿈이자 숙제였다.

제주도의 몇 안 되는 벤처기업 가운데 하나인 우보전산은 이 제품을 일단
세계시장에서 검증받기로 했다.

국내 시판을 미루고 내달 중순께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컴덱스
(COMDEX)쇼에 먼저 출품할 예정.

"미국에서 나오는 입체음향 편집프로그램이 4백~5백달러 정도인데
큐빅스튜디오는 기능이 뛰어나면서도 값은 2백달러 안팎으로 낮출 계획이어서
자신있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그는 앞으로 큐빅스튜디오를 칩으로 만들어 컴퓨터뿐 아니라 TV 오디오
등에도 적용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미국 실리콘밸리로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피운 꽃을 실리콘밸리에서 열매 맺도록 한다는 게 이사장의
꿈이다.

(064)-721-3131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