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들의 내년도 등록금이 두자리수 이상 대폭 오를 조짐이다.

20일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학들에 따르면 고려대는 수시모집형태인 고교장
추천으로 합격한 학생들로부터 내년도 등록을 받으면서 올해보다 평균 15%
인상한 등록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내년초 고려대의 등록금은 입학금 51만3천원을 포함, 가장 싼
문과대의 경우 2백38만원에서 2백73만원으로, 가장 비싼 의과대는
3백19만원에서 3백67만원으로 각각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등록금 인상폭은 오는 12월께 최종 결정된다.

이 대학 관계자는 "인상에 대비해 예치금 형식으로 미리 돈을 더 받았다"며
"등록금이 공식 책정되면 차액만큼 더 받거나 덜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세대의 경우 일단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수시모집 합격자들에게 등록금을
고지했지만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 관계자는 "12월이 되봐야 정확한 등록금 인상폭을 알 수 있을 것"
이라면서도 "연대의 등록금이 다른 사립대보다 낮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어느정도 근접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강대도 다른 대학이 내년도 등록금을 10% 가량 올릴 것으로 보고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2년째 등록금을 동결한 탓에 학교 재정이 좋지 않다"며
"재원마련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성균관대, 한양대, 외국어대, 경희대, 건국대 등도 등록금 인상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다른 대학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형편이다.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나 정부의 물가
억제방침과 학생들의 반발 등에 따라 지난 2년 연속 동결됐었다.

그러나 각 대학 총학생회는 최근까지 기성회비 납부거부운동을 벌이고 있어
오는 12월께 등록금 최종인상안이 발표되면 또 한차례 심한 반발이 있을 것
으로 보인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