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을 비롯한 산업자본의 지배를 받는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보유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이들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산업자본이 최대주주인 기관투자가가 보유한 주식
비중이 올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산업자본이 최대주주인 11개 투신사의 경우 주식보유 비중(주식형 수익증권
기준)은 작년말 45.2%에서 지난 7월말 현재 55.2%로 10%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바이코리아펀드의 수익증권 판매호조에 힘입어 전체 투신사중
현대투신운용의 비중이 무려 30.2%를 차지했다.

뮤추얼펀드는 산업자본이 최대주주로 있는 자산운용회사의 14개 펀드가
지난 1월말 47.3%를 보유했으나 7월말에는 51.7%로 높아졌다.

이 가운데 삼성계열의 2개 투신운용회사가 운용을 맡고 있는 펀드의 비중은
18.6%로 가장 높았다.

또 14개 생보사의 주식보유비중도 66.0%에서 76.2%로 10.2%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산업자본의 지배를 받는 기관투자가는 정밀한 기업경영성과 분석에
입각한 자산운용으로 예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기관투자가가 지배주주의 전횡에 좌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가 자체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이를위해 투신.생보사의 상장을 적극 유도해 시장규율에 의한 경영
감시가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합리적인 의결권 행사를 위해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소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설치, 의결권 행사내용을 심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