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는 한국인 직원이 단 한명 있다.

바로 올해 스물 일곱살의 젊은 여성 강지현씨.

그가 자신의 미국생활을 소개한 에세이집 "아메리카 아마존 그리고 나"
(리치북스, 7천5백원)를 냈다.

평범한 여대생이던 강씨가 미국으로 건너가 "작은 성공"을 일궈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경남대학교 영어교육과를 거쳐 95년 워싱턴 주립 대학원으로 유학한 뒤
미국사회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차근차근 들려준다.

강씨는 세칭 잘나가는 사람들이 갖출만한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일류대 출신도 아니고 든든한 배경도 없다.

더구나 여성이라는 썩 유리할 것도 없는 입장이다.

내세울 것이 있다면 남다른 도전정신.

삶에 대한 열정과 도전의식만으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세계 굴지의
인터넷 회사에 진출한 것.

그의 대학생활은 미팅을 하거나 커피숍 주점을 들락거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목표를 상실한 청춘의 좌절이 소리없이 깊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 게시판에 붙은 "유엔직원 공개채용"이라는 공고문을 보고 문득 삶의
목표를 설정한다.

그는 교사를 원하는 부모님의 간절한 소망을 뿌리친채 단신 유학의 길을
떠났다.

부유하지 못했던 집에서 도움을 얻을 수는 없었다.

노력끝에 학교와 로터리 재단에서 장학금을 따냈다.

대학원에 진학한후 언어의 장벽을 넘기위해 밤을 하얗게 지새기 일쑤였다.

재학중 유엔 정무부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했던 그는 졸업후 아마존에
입사해 고객관리팀의 팀원으로 일하게 된다.

저자의 체험에 "아주 특별한 것"은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범하기에 그의 성공은 더욱 값지다.

너도나도 "글로벌리제이션"를 외치는 요즈음.

이 책은 진로문제로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