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이는 남이 잘되는 것을 축하해주기 보다는 이를 시샘하고 헐뜯으려 하는
우리의 나쁜 기질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의 노력이나 능력을 칭찬해 주고 이를 본받아 자신도 노력하려고
하지는 않고 어떻게 해서든 평가절하하려는 소인배정신의 발로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풍토에서는 서로 시기하고 반목하는 가운데 하향 평준화의
악순환이 지속되며 후진국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개인의 모험심과 독립심, 도전정신 및 개척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됨으로써 수많은 위인들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발견이나 발명에 자신의 일생을 바치게 되었다.

위정자나 국민 모두가 이들을 영웅으로 대접하고 그 업적을 칭송했기 때문에
또 다른 위인의 탄생과 사회발전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탁월한 재능이나 안목을 가진 인재가
나타날 경우 그 능력발휘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집중공격,
도중하차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억울한 사연을 해결하기 위해 시행되었던 조선시대의
신문고 제도도 중상모략과 모함이 난무하면서 결국은 폐지되고 말았다.

현대에 접어들어 전 국가적으로 "경제개발"이라는 지상목표를 추구해
나가는 과정에서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등 과잉경쟁의
부작용이 심화됐으며, 법과 정의를 생각하고 함께 성장하기보다 자기자신이
남보다 더 잘되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 삶의 무조건적인 목표가 돼 버렸다.

이제 단합이 필요한 시기이다.

서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주위의 크고 작은 성공과 노력을 축하해 주는
한편 가난하고 실의에 빠진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여유와 단결을 통해 다시
한번 한민족의 저력을 발휘해 나가야 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