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경제주체 ''실리콘 칼라족'' ]

"실리콘 칼라"가 사이버노믹스(cybernomics) 시대의 주력 경제주체로 뜨고
있다.

실리콘 칼라란 정보통신 시대를 이끄는 두뇌 노동자를 말한다.

이들은 잠을 자면서도 아이디어를 내고 아메바처럼 회사를 만들어 나간다.

또 경제적인 성공보다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성취감으로 일한다.

이들이 연봉보다는 스톡옵션(자사주식매입권)을 원하는 것도 그래서다.

미국의 빌 크로즈씨는 99년 2월 사업을 시작한 이래 8개월만에 20여개의
회사를 창업했다.

그가 만든 인터넷 무료접속서비스업체인 넷제로사와 완구를 판매하는
이토이즈사(e-toys) 등 2개사의 싯가총액만 해도 30억달러(3조6천억원)에
달한다.

그는 창업 아이디어가 실린 책과 잡지를 1주일에 10여권씩 읽는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졸업생 20명으로 구성된 싱크탱크(think tank)도 갖고
있을 정도다.

실리콘 칼라족 중에선 여성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이들을 구분해 "실리콘 핑크칼라"라 부르기도 한다.

미국의 한 인터넷 업체에서 비서로 일하는 파울라 자그먼(32)씨는 실리콘
핑크칼라의 표본이다.

그녀는 지난 95년 인터넷 회사에 비서로 입사한 뒤 일약 백만장자로 변신
했다.

회사가 상장되면서 보너스로 받은 회사 주식이 "황금알"로 변했기 때문이다.

노처녀인 그녀가 보유한 주식 싯가는 1천만달러(1백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 칼라족과 핑크족들은 고수입을 바탕으로 산업은 물론 소비문화까지
변화시키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고 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