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기질을 갖춘 열린 경영인"

조충환 한국타이어 사장에 대한 주위의 평가다.

조 사장은 젊은 사원들과 기탄없는 대화를 나눌 줄 아는 "리버럴한" 경영인
이다.

하지만 사업에 있어선 무섭게 밀어붙여 승부를 봐야 직성이 풀린다.

지난 2년 가까이 한국타이어에 몰아친 변화의 바람은 그의 이런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가 사장에 취임한 것은 외환위기가 시작되던 97년 12월.

삼성물산에서 20년간 해외영업으로 잔뼈가 굵은 조 사장은 자산매각 등
긴축경영에 돌입한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공격경영으로 위기를 타파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당연히 우려의 목소리가 주변에서 흘러나왔다.

그는 한국타이어의 기술력이라면 충분하다며 대화로 이를 설득했다.

그리고 국내시장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광고를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유통망도
넓혔다.

해외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타이어 업계의 숙원이던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에 대한 납품도 추진했다.

그 결과 포드나 폴크스바겐 등 세계적 명차에 한국타이어를 다는데 성공
했다.

97년 6천억원에 그쳤던 수출은 지난해 9천2백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1조5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내실에도 주력했다.

업무 프로세스를 단축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97년 4백%가 넘던 부채비율을 지난해말 1백60%로 낮췄다.

순이익이 5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말엔 이보다 더 낮아질 전망
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조 사장은 요즘 또 다른 도전을 꿈꾸고 있다.

그는 요즘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타이어를 세계 5위권 회사로 올려놓겠다는
슬로건 아래 "제2의 도약"을 구상중이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