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 (해외 뉴비즈니스) 일본 '가정 양로사업' 유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일본은 노인천국.
경로의 날인 지난달 15일 일본 총무청은 일본 사람 6명중 한명이 노인(65세
이상)이라는 통계를 발표했다.
일본의 노인들은 일본 사회의 여느 계층보다 높은 구매력을 갖고 있다.
젊은 시절 회사에 헌신한 덕분에 이들의 호주머니는 언제나 두둑하다.
21세기에는 실버산업이 키드산업(어린아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산업)과
더불어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 실버산업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비즈니스 형태는 "24시간제
가정 양로사업"이다.
대개는 병원이나 사회복지 관련시설에서 노인들을 가깝게 대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증축 개조해 벌이는 사업이다.
야쓰기 세츠코(48)씨는 지난 5월 도쿄 인근에 "바람의 집" 간판을 내걸고
24시간제 가정 양로사업에 들어갔다.
그녀는 당시까지 출퇴근 형태로 양로사업을 하는 민간기업체에서 "헬퍼"
(Helper)로 근무했었다.
"보통사람이 누리는 일상 생활을 노인들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민간업체에 몸담고 있으면 아무래도 획일화된 업무방식에 따라 노인들을
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츠키씨가 "바람의 집"이라는 이름을 내건 것은 "누구라도 자유롭게 방문
하시라"는 뜻에서다.
그녀는 지역신문을 통해 "24시간 3백65일 함께 지내자"는 광고를 내보냈다.
문의전화만 3백여통.
그녀는 사회가 철저히 핵가족화하고 요즘 신세대들이 부모 모시는 일에
그다지 의무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일에 별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일은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다면 실패 확률이
아주 높다.
순수하게 봉사활동을 한다는 자세나, 자기 가족을 돌보는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눈치 빠른 노인들이 속마음을 바로 알아차리게 된다.
더구나 대규모 양로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자질구레한 일은 직접 해결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한다.
이는 곧바로 코스트(비용) 상승으로 연결된다.
지난 14년간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도야 아이코(46)씨도 최근
24시간 가정 양로시설을 오픈했다.
그녀 역시 병원생활을 하면서 "이야기 상대를 찾는 것이 유일한 재미"라는
얘기를 자주 들어왔다.
이 때문에 "차분하게 밀착해서 돌봐줄 수 있는 사업형태"를 구상하던중
아예 자신이 살던 집을 개조, 양로시설로 만든 것이다.
이같은 24시간 양로시설은 대개 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인력을 한두명,
아르바이트생을 4~5명 고용해 낮동안의 잡다한 일을 맡기고 시설책임자들은
밤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일본정부도 다양한 형태로 이같은 양로시설이 확대
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자치단체가 나서 나고야 인근 아이치현에서 양로시설 운영자들
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교류회를 결성시켰다.
회원에 정식 가입해 있는 시설은 아이치현 전체에서 29개에 불과했지만
관심있는 일반인에게 문을 개방, 2백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교류모임에
참석했다.
이들중 앙케트 조사에서 앞으로 24시간 양로시설을 열고 싶다고 답한
사람이 60여명이나 됐다.
그만큼 양로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나 이같은 사업의 수요가 높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퇴근 형태로 이뤄지는 양로사업이나 그룹홈(대형양로시설)
사업에 대해서만 정부 보조금이 지급됐으나 조만간 이와 같은 일반가정집
에서 24시간 가정 양로사업을 하는 경우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치매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환자들에게는 바로 이같은
24시간 가정 양로사업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분석한다.
획일적이지 않은 운영과 "보통의 삶"이 치매가 계속 진행되는 것을 완화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실험결과도 나왔다.
신사업분석가인 에노모토 시게토시(37)씨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일본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사업형태는 한결같이 정부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한
부분을 파고 든 경우"라고 지적한다.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면 다양한 교육사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식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올들어 새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일반가정집에서의 24시간 양로사업도
잠재수요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정부도 노인들이 만족스럽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근본적인 프로젝트가
나오지 않으면 노인천국이 되는 21세기를 헤쳐 나가기 힘들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만큼 노인들이 많고 일본사회가 그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는 의미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
경로의 날인 지난달 15일 일본 총무청은 일본 사람 6명중 한명이 노인(65세
이상)이라는 통계를 발표했다.
일본의 노인들은 일본 사회의 여느 계층보다 높은 구매력을 갖고 있다.
젊은 시절 회사에 헌신한 덕분에 이들의 호주머니는 언제나 두둑하다.
21세기에는 실버산업이 키드산업(어린아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산업)과
더불어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 실버산업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비즈니스 형태는 "24시간제
가정 양로사업"이다.
대개는 병원이나 사회복지 관련시설에서 노인들을 가깝게 대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증축 개조해 벌이는 사업이다.
야쓰기 세츠코(48)씨는 지난 5월 도쿄 인근에 "바람의 집" 간판을 내걸고
24시간제 가정 양로사업에 들어갔다.
그녀는 당시까지 출퇴근 형태로 양로사업을 하는 민간기업체에서 "헬퍼"
(Helper)로 근무했었다.
"보통사람이 누리는 일상 생활을 노인들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민간업체에 몸담고 있으면 아무래도 획일화된 업무방식에 따라 노인들을
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츠키씨가 "바람의 집"이라는 이름을 내건 것은 "누구라도 자유롭게 방문
하시라"는 뜻에서다.
그녀는 지역신문을 통해 "24시간 3백65일 함께 지내자"는 광고를 내보냈다.
문의전화만 3백여통.
그녀는 사회가 철저히 핵가족화하고 요즘 신세대들이 부모 모시는 일에
그다지 의무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일에 별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일은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다면 실패 확률이
아주 높다.
순수하게 봉사활동을 한다는 자세나, 자기 가족을 돌보는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눈치 빠른 노인들이 속마음을 바로 알아차리게 된다.
더구나 대규모 양로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자질구레한 일은 직접 해결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한다.
이는 곧바로 코스트(비용) 상승으로 연결된다.
지난 14년간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도야 아이코(46)씨도 최근
24시간 가정 양로시설을 오픈했다.
그녀 역시 병원생활을 하면서 "이야기 상대를 찾는 것이 유일한 재미"라는
얘기를 자주 들어왔다.
이 때문에 "차분하게 밀착해서 돌봐줄 수 있는 사업형태"를 구상하던중
아예 자신이 살던 집을 개조, 양로시설로 만든 것이다.
이같은 24시간 양로시설은 대개 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인력을 한두명,
아르바이트생을 4~5명 고용해 낮동안의 잡다한 일을 맡기고 시설책임자들은
밤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일본정부도 다양한 형태로 이같은 양로시설이 확대
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자치단체가 나서 나고야 인근 아이치현에서 양로시설 운영자들
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교류회를 결성시켰다.
회원에 정식 가입해 있는 시설은 아이치현 전체에서 29개에 불과했지만
관심있는 일반인에게 문을 개방, 2백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교류모임에
참석했다.
이들중 앙케트 조사에서 앞으로 24시간 양로시설을 열고 싶다고 답한
사람이 60여명이나 됐다.
그만큼 양로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나 이같은 사업의 수요가 높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퇴근 형태로 이뤄지는 양로사업이나 그룹홈(대형양로시설)
사업에 대해서만 정부 보조금이 지급됐으나 조만간 이와 같은 일반가정집
에서 24시간 가정 양로사업을 하는 경우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치매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환자들에게는 바로 이같은
24시간 가정 양로사업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분석한다.
획일적이지 않은 운영과 "보통의 삶"이 치매가 계속 진행되는 것을 완화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실험결과도 나왔다.
신사업분석가인 에노모토 시게토시(37)씨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일본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사업형태는 한결같이 정부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한
부분을 파고 든 경우"라고 지적한다.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면 다양한 교육사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식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올들어 새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일반가정집에서의 24시간 양로사업도
잠재수요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정부도 노인들이 만족스럽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근본적인 프로젝트가
나오지 않으면 노인천국이 되는 21세기를 헤쳐 나가기 힘들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만큼 노인들이 많고 일본사회가 그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는 의미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