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가 아닌 "북남북녀"가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21일 경기도 안성에 있는 탈북자 정착지원시설 "하나원"에서 북한에서
탈출해온 조성문(25)씨와 김영희(28.가명)씨의 조촐한 결혼식이 열렸다.

사모관대를 쓴 신랑 조성문씨는 "주변의 도움으로 결혼까지 하게 됐다"며
"북에 두고 온 부모를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살겠다"고 울먹였다.

신랑 신부의 고향은 똑같이 함경북도로 김씨는 회령군, 조씨는 동해안
명천군에서 각각 태어났다.

두사람의 인연은 하나원에 입소하던 지난 6월 우연하게 입소 버스 옆자리에
앉으면서 시작됐다.

그후 3개월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두사람은 컴퓨터와 운전기술을 서로
가르쳐 주는 등 사랑을 키웠다.

결국 조씨가 연상의 김씨에게 먼저 프로포즈했고, 김씨가 이를 승낙해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결혼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도움도 컸다.

신랑 조씨의 1일 부모는 강성모 북한이탈주민후원회장 내외가, 신부 김씨의
1일 부모는 이석동 민주평통 안성시회장 내외가 각각 맡았다.

탈북자 지원단체와 종교단체는 가구와 가전제품 등 혼수품 일체를
지원하기도 했다.

조씨는 인천의 고려정보시스템에 취업했으며 신부 김씨는 간호조무사가
되기위한 직업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