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과 외국인, 이른바 증시 큰손들이 금융주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기관 순매수 상위 20위개 종목 가운데선 무려 17개 종목이 은행
증권 보험주였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주택은행등 우량은행주, LG증권 한빛증권 현대증권
동원증권등 우량증권주와 낙폭과대 증권주가 대거 포함됐다.

기관들은 21일에도 신한은행 하나은행 LG증권 대신증권 등을 대량으로
거둬들였다.

외국인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은행주 매수에 좀더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정도다.

지난 20일엔 외환은행 국민은행 한미은행 신한은행을, 21일엔 국민은행
외환은행 한미은행 주택은행을 대거 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금융주에 눈을 돌리면서 금융주의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은행주 거래량은 지난18일 1천4백59만주이었으나 19일 2천3백10만주, 20일
3천75만주등으로 증가했다.

증권주의 경우 9월말이후 10월중순까지 하루 2~3천만주에 그쳤으나 19일
3천5백92만주, 20일 5천9백11만주를 기록했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주가도 크게 올랐다.

은행업종 지수는 지난18일 166에서 20일 175로 5.4%나 상승했으며 증권업종
지수도 18일 2,408에서 20일 2,546으로 5.7%나 올랐다.

물론 21일 증권주가 하락했지만 이는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출현한
때문이며 하락반전은 아니라고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 금융주 상승 배경 =우선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에 힘입은 바 크다.

대우그룹의 부실이 드러난 이후 금리상승, 수익증권 환매제한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그러나 채권시장안정기금의 조성으로 금리가 하향안정화되기 시작했으며
대우채권에 대한 손실부담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으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크게 희석됐다.

증권주의 경우 막대한 순이익으로 수익증권 손실을 커버할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낙폭과대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여기에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다음달께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절할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보태지면서 금융주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한 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해당국가 금융기관의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과 같다"며 "특히 외국인들이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이 확정되기 전에 은행주 선취매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 주가 전망 =증권관계자는 "은행주나 증권주의 경우 바닥을 다진 것은
틀림없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2~3개월동안 외국인이 은행주를 지나치게 많이 팔았으며 국내
기관은 증권주 비중이 너무 낮은 상태"라며 "당분간 외국인은 우량은행주,
기관들은 대우관련손실이 적은 증권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주 상승은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고 규정한뒤 "금융주의 실적을 고려했을때 금융주의 상승여력
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주가 당분간 좁은 범위에서 기술적 등락을 할 것으로
보이며 일반인들은 조정때 저가매수에 나서는게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구 연구원도 "금융주의 큰 흐름은 대우그룹의 실사결과가 발표된뒤 그려질
것"이라며 "장기투자자라면 그때까지 금융주에 대한 판단을 미뤄도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