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에서 낙선했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여사가 21일 치러진
부통령선거에서 임기 5년의 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압둘라흐만 와히드 대통령의 건강이 나빠 앞으로 "사실상의 대통령"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당수로 있는 민주투쟁당은 의회에서도 다수당이어서 그의 발언권
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메가와티가 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지난 20일 대통령 선거후부터 계속된
시위도 잠잠해졌다.

그러나 와히드-메가와티 체제가 이끌어가야 하는 인도네시아의 장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메가와티는 골카르당 군부 등 다른 정치 세력들의 "양해"하에 부통령에
당선된 만큼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게됐다.

또 대통령이 소속된 국민각성당도 나름대로 자신들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여 국정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메가와티가 대중적인 지지는 높지만 과연 국정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한편 취임 이틀째를 맞은 와히드 대통령은 22일 금융전문가와 경제학자들을
대통령궁으로 불러 향후 내각구성과 경제정책 수립 방향 등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와히드 대통령은 특히 동티모르 사태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인도네시아
경제회복에 큰 관심을 갖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경제회복을 위해 국가경제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동남아국가연합(ASEAN)대사, 일본대사 등과도 만나 외교정책
수립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로돌포 세베리노 아세안 사무총장은 "신임 대통령과 부통령은 동티모르
문제와 관련된 국제사회로부터의 압력, 그리고 인도네시아 내부로부터의
각종 요구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 인도네시아의 신뢰도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인도네시아 주식시장 및 외환시장은 메가와티 당선으로 정국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를 배경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종합주가지수는 개장초에는 전날보다 4%나 올라 641.210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이후 오름세가 둔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강세분위기가 지속됐다.

외환시장에서 루피아화는 21일 달러당 6천9백50-7천50선에서 거래됐으나
이날에는 달러당 6천8백25-6천8백45루피아 선으로 치솟았다.

< 김선태 기자 orc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