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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전남 광양 출신
<>76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81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 졸업, 씨티은행 입사
<>84년 자금부 수석딜러
<>86년 자금담당 이사
<>87년 투자은행사업 부문장
<>95년 기업금융사업 부문장
<>98년 소비자금융대표 취임
<>취미 골프
<>부인 조미원씨와 3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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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씨티은행 소비자금융대표(46)사무실 창틀엔 사진이 하나 놓여 있다.

하대표가 영화 007의 주인공 제임스본드와 같은 자세로 권총을 받쳐들고
있는 사진이다.

007영화 포스터에 하대표의 얼굴을 컴퓨터로 합성해 넣은 것.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만든 사진이다.

"비슷한 점이 있어요. 평소엔 부드럽지만 일할때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끝을 봅니다"

하대표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은행직원의 말이다.

그는 한국에서 영업중인 외국은행 지점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중의 하나로
꼽힌다.

씨티은행이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지 31년만에 처음으로 배출한 소비자금융
분야 대표.

이미 은퇴한 이건삼 뱅커스트러스트 아시아본부장 못지않은 지명도를 갖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MBA)을 거친 하대표는
81년 씨티은행에 들어갔다.

이후 17년간 자금부 수석딜러, 자금담당이사, 투자은행사업 부문장,
기업금융사업 부문장등을 거치면서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줄곧 기업금융업무만 맡아온 것.

금융감독위원회 김석동 과장은 "하 대표가 기업금융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던 그는 작년 4월 소비자금융분야 대표를 맡으면서 전공을 바꾼다.

기업금융분야만 파온 그에겐 생소한 일.

하지만 대표를 맡기 전후로 마이애미센터에서 6개월간 소비자금융이론과
실전을 충분히 닦아 자신감을 쌓았다.

그는 공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신용카드와 투자상품분야도 과감하게 확장해나갔다.

언론광고도 부쩍 늘렸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갖가지 이벤트성 행사도 끊임없이 마련하고 있다.

최근엔 뮤지컬 "명성왕후"를 후원하면서 현장마케팅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적극적인 영업결과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수신액은 하대표 취임후
30%가량 늘었다.

"지점수가 적기 때문에 시중은행과 똑같이 경쟁하기는 힘듭니다. 미디어등을
통한 대중마케팅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한계를 극복해야죠. 개인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 평생고객을 확보한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소매금융 전략입니다"

하대표가 갖고 있는 은행경영원칙은 뚜렷하다.

철저하게 "상업적"이어야 한다는 것.

그는 국내 은행산업이 발전하려면 "은행을 동사무소처럼 생각하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분야별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분야를 섭렵한 사람은 최고경영자(CEO)면 충분합니다. 그밖에는
리스크관리 마케팅 자금운용등 각분야별로 전문가를 기용해야 합니다"

최근들어 씨티는 물론 외국은행 한국지점들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게
그에겐 다소 부담이 될수 있다.

이 은행 지점장의 자살로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 대표는 "개인적인 문제를 은행 전체의 일인 것처럼 확대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하대표는 발이 넓은편이다.

이종구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는 대학 선후배사이로 미국에서 유학생활까지
함께 했다.

허고광 외환은행 감사와도 가깝게 지낸다.

일주일에 4일정도는 체육관에 나가 운동할 정도로 건강관리에 철저하다.

< 글=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