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세상 아름다운 이야기 ]

찬 바람이 낙엽을 쓸고 지나가는 계절.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이럴 때 보고 싶은 사람에게 아름다운 책을 선물하면 얼마나 좋을까.

잔잔하면서도 여운이 길게 남는 사랑의 책 "작은 세상 아름다운 이야기"
(루이자 메이 올컷 저, 강주헌 역, 좋은책만들기, 6천5백원)가 출간됐다.

저자는 고전명작 "작은 아씨들"을 쓴 미국 여성작가.

그의 사후 1백년만에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동시에 나온 책이다.

책에 실린 세편의 이야기는 "남을 위해 작은 사랑을 베풀면 더 큰 행복이
온다"는 진리를 되새기게 한다.

등장인물은 외롭고 가난하지만 착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상적인 행복과 사랑을 갈구한다.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것을 이루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한다.

착하기만 하면 복이 저절로 온다는 권선징악의 동화가 아니라 스스로 행복을
일구려는 의지가 탄탄하게 깔려 있는 책이다.

첫머리에 나오는 "조용한 작은 아씨"는 고아 소녀 패티의 행복만들기를 그린
작품이다.

열세살이 되도록 입양도 안되고 하녀로도 불려가지 못한 패티는 가까스로
머레이 아줌마의 눈에 들어 제인 아주머니 집으로 들어간다.

말없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던 패티는 식구들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머레이 아줌마 댁으로 떠나자 쓸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한번만이라도 따뜻한 가족 사랑을 받아봤으면...

패티를 추위속에 혼자 남겨놓고 온 것을 안 머레이 아줌마는 패티와 주고
받았던 편지를 읽어주며 그녀가 얼마나 사랑에 목말라했는지를 일깨워준다.

여태껏 그녀를 하녀로만 취급하던 제인 아주머니 가족은 그제야 자신들의
행동을 뉘우치고 패티와 함께 파티를 갖기 위해 돌아온다.

그날밤 패티는 새로운 삶에 눈뜨며 비로소 인간의 온기를 느끼고 행복한
눈물을 짓는다.

그녀뿐만 아니라 모든 식구들이 따뜻한 사랑의 빛에 둘러싸여 성탄절을
맞는 광경이 가슴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눈밭에서 떨고 있는 새에게 온정을 쏟는 틸리 이야기 "눈밭의 작은 새",
늙고 가엾은 말 로자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자정을 알리는 시계소리"도 따스하게 읽힌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