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장기간 방치하고 있는 도시계획시설 용지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결정함에 토지 소유자들의 큰 숙원이 풀리게 됐다.

하지만 같은 도시계획 용지라도 10년이상 계획이 집행되지 않은 나대지만이
보상대상이다.

임야나 농지는 보상대상이 아니라는 게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다.

토지소유자들은 여러가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에서 <>금전적 보상 <>도시계획시설 결정 해제
<>토지매수청구권 또는 수용신청권 보장 등 크게 3가지 방안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태나 도시기본계획 수립 여부에 따라 보상
받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관할 지자체나 사업시행 주체인 정부기관이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다면
얘기는 간단하다.

체계적인 도시개발을 위해 사업추진을 택할 것이고 땅도 사들일 것이다.

이 때는 "공공용지 취득및 손실보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공시지가로
땅을 팔게 된다.

하지만 지자체가 3년안에 사업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땅 주인에게 매수
청구권이 주어진다.

토지소유자는 그후 2년이 지나도록 지자체가 땅을 사들이지 않으면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난에 허덕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해제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도시계획시설용지로 묶여 건물 신.증축은 물론 수리조차
제대로 못했던 땅 주인들이 건축법이 정하는 범위내에서 자유롭게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건설교통부가 헌법재판소의 결정과는 별도로 장기미집행시설에 대한
보상을 위해 도시계획법을 개정중이어서 보상방법이 일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가 심사중인 이 개정법안은 5가지 보상대책을 포함하고 있다.

<>10년이상 방치된 도시계획용지는 지자체가 5년마다 재검토해 불필요한
시설은 해제하고 <>20년 이상 집행되지 않은 토지는 도시계획시설에서 자동
해제되도록 했다.

또 <>20년이상 미집행된 시설중 3년 이내에 사업계획이 없는 경우엔 대지
소유자가 지자체에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고 <>도시계획 사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가설건물의 건축과 기존 건축물의 재.개축을 허용하도록
했다.

매수청구된 땅을 지자체가 사들일 때 현금대신 도시계획시설 채권으로도
지급할 수 있게 했다.

건교부는 당초 도시계획시설 지정후 20년 이상 방치된 땅만 보상해준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헌재가 보상대상 기준인 장기미집행 기간을 10년이내로 줄여놓았기
때문에 건교부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10년이 넘은 도시계획시설 용지라고 해서 모두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

헌재는 보상대상을 "도시계획구역 지정으로 당초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된 땅"으로 제한했다.

임야로 그냥 있거나 계속 농사를 지은 경우는 제외된다는 것이다.

결국 나대지만이 대상이다.

이와함께 헌재는 "법을 개정해 시행하기 이전의 재산권 제한에 대해서는
소급해 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 송진흡 기자 jinh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