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 : 큐빅디자인연구소
<> 규모 : 건축면적-58.7평, 연면적-108평 대지면적-152평, 지하1층
지상2층.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 준공 : 1997.6
<> 구조 : 벽노출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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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송씨주택"은 서구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집이다.

크기가 서로 다른 정삼각형 두개를 포개 놓은 것 같은 외형이 중후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준다.

앞면 외벽엔 짙은 회색의 거친 돌을 붙여 차분한 분위기를 냈다.

패션디자이너인 집주인은 당초 주택의 외부에 개성이 잘 드러나게 설계해 줄
것을 주문했다.

건축가는 주거공간의 원형인 움막을 설계컨셉트로 도입했다.

모서리가 다듬어지지않은 정삼각형을 그대로 외관에 사용하면서 이를 현대적
기능을 갖춘 주거공간으로 발전시켰다.

이 집은 두가지 중요한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살기 편한 공간으로 태어났다.

하나는 주변환경에의 순응이고 다른 하나는 독특한 형태의 대지와 지붕의
활용이다.

이 집의 터는 원래 채소를 심고 가꾸던 텃밭이었다.

3개의 계단모양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었다.

남쪽의 제일 낮은 단과 북쪽의 높은 단이 각각 도로에 맞닿아 있었다.

이 터를 그대로 살린채 집을 지어 새로운 느낌의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진입부문과 거실, 정원부분에 반층차이의 변화를 줬다.

이로인해 넓지않은 공간이지만 입구에서 걸어들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움막 형태를 발전시킨 경사지붕도 강한 개성과 함께 기하학적 조형미가
탁월하다.

두개의 지붕은 45도로 경사를 이루며 지표까지 맞닿아 있다.

내부는 2층으로 구성돼 있다.

각 층의 방 창문은 지붕을 뚫어서 만들었다.

경사지붕에 드러난 크고 작은 창문형태는 또 다른 구성미를 연출한다.

이 집은 전체형태가 삼각형이어서 위로 갈수록 실내공간이 작아진다.

이같은 특성을 감안해서 1층엔 어른들의 공간을, 2층엔 아동공간을 각각
마련했다.

또 그 위엔 지붕방을 하나 들였다.

이 지붕방은 온가족이 모여 정을 나눌 수 있는 공용공간이다.

삼각형의 외형에서 생긴 틈새를 놓치지 않은 설계자의 안목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실내 평면은 대지조건을 따라 자연스럽게 층별 구분을 해서 실용성을
높였다.

입구 현관부와 거실, 집주인이 쓰는 패션스튜디오, 식당과 아동방들이 각각
반층차이로 이어진다.

일반주택과 비슷한 높이로 층고를 두면 위층으로 갈수록 공간이 너무
좁아지기 때문에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2층의 아동방은 경사천장으로 만들어 재미있게 꾸며졌다.

내부의 다단계 층은 여러가지 효과를 낸다.

거실에서는 식당이 내려다 보이고,계단도 훤히 보인다.

또 정원바닥이 거실과 바로 붙어있어 편안하게 내외부의 소통이 이뤄진다.

이 집은 옹색한 대지를 실속있게 활용해 지은 대표적 사례이다.

< 박영신 기자 ys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