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쓰쓰이는 디자인의 힘을 얘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인물중 한사람
이다.

빌딩수위였던 그는 직육면체 일색이던 성냥갑의 디자인을 반달 맥주병 원통
등 다양한 형태로 바꿨다.

반응이 괜찮자 즉시 50여가지를 의장등록함으로써 뒤늦게 변화에 눈뜬 성냥
회사들로부터 로열티를 받아 억만장자의 대열에 올랐다.

이는 극히 작은예에 지나지 않거니와 오늘날 산업디자인의 부가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자동차디자인의 값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고 이탈리아의 알레시 제품은
알레시라는 디자이너의 이름만으로 같은 기능의 다른회사 물품보다 비싼가격
을 인정받는다.

글로벌시대를 맞아 세계각국이 디자인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우리도 뒤늦게나마 산업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산업디자인진흥원(KIDP)의 우수디자인(Good Design) 상품전
개최,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신설, 중소기업디자인병원 개설, 산업디자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그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전경련의 산업디자인특별위원회 발족및 한국경제신문의 중고생 캐릭터공모전
개최 역시 디자인인력 양성을 위한 방안의 하나다.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제조업체중 디자인에 투자하는 곳은
27.7%, 투자규모는 매출액의 0.34%에 불과하다는 산업자원부의 "디자인 투자
실태 표본조사" 결과는 정말 걱정스럽다.

디자인투자는 물론 쉽지 않다.

회임기간이 긴데다 결과가 불투명하고 자칫하면 기껏 개발한 디자인을
도난당할 우려까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체개발을 도외시하고 로열티기술로 단기이익을 내는데 치중하면
만년 하청국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기술과 마케팅이 아무리 뛰어나도 자체 디자인 없는 베끼기제품만으론
21세기 세계경쟁에서 살아남을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산업디자인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풍토가 조성돼야
21세기 우리 자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한국을 물려줄수 있다.

좋은 디자인의 원칙은 간단하다.

새롭되 실용적이고 영속적이며,아름답되 튀지 않고 세부처리의 일관성을
유지할 것과 환경친화적일 것 등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