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형기 총재 약력 ]

<> 36년 광주생
<> 고려대 법학과
<> 필리핀 참사관
<> 외무부 구주국장
<> 인도네시아 대사
<> 로스앤젤레스 총영사
<> 국제협력단 총재(현)
<> 상훈 : 인도네시아 수교훈장 1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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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설계하는 청년기에 봉사하는 삶을 경험하는 것은 인생을 풍부하게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이달 초 취임한 민형기 한국국제협력단(KOICA) 총재가 강조하는 봉사관이다.

민 총재는 "젊은이들의 개발도상국 봉사활동은 그 자체로 국가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그 의미를 거듭 역설한다.

그는 많은 국제협력사업을 기획하는 와중에서도 협력요원 선발업무만큼은
직접 챙기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국제협력요원 선발은 지난 95년부터 시작, 올해로 5년째를 맞는다.

특히 32~36개월의 해외봉사활동으로 병역의무를 대체토록 하고 있어
경쟁률도 무척 높다.

지난해엔 1백대1을 넘었다.

11월 선발공고를 내고 내년초에 요원선발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민 총재는 국제협력사업을 "미래형 벤처비즈니스"라고 강조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국제협력단이 해외 시장개척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지난 91년 정부출연으로 발족한 국제협력단에선 현재 2백22명의 해외
봉사단원이 몽골 베트남 에티오피아 등 27개국에서 활동중이다.

올들어 새로 파견한 인원만 21개국에 1백3명.

봉사단원들이 해외에서 얻은 풍부한 지역정보와 인간관계는 국가적
자산이라는 게 민 총재의 평소 생각이다.

특히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민간기업들이 해당국에서 밑바닥생활을 해 본
봉사인력을 채용하면 시장개척이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97년 한국의 대외원조규모는 1억8천5백만달러로 GNP대비 0.04%수준에
불과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들이 평균 0.2%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민 1인당 대외원조 부담액도 유럽국가들이 1인당 60달러를 웃돌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4달러에 그치고 있다.

"한국의 대외 지원규모는 아직 미약하지만 효과는 상대적으로 큽니다.
70년대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민 총재는 지금이 21세기형 대외원조사업의 모델을 세워야
할 때라고 말한다.

과거 한국은 선진국의 원조자금을 통해 경제성장의 밑거름을 만들었다.

이제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탈바꿈한 만큼 국제사회에
되돌려주는 역할을 적극 해야 한다는 것.

민 총재는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를 끝으로 만 38년간의 외무공무원 생활을
접고 KOICA 총재로 취임했다.

LA총영사 시절엔 특유의 친화력으로 말도 많던 교민사회를 "평정"했다는
평을 들었다.

인도네시아대사 시절 해외봉사요원들과 같이 근무한 경험이 있어 국제협력
업무가 낯설지만은 않다는 민 총재는 "한국의 국위를 선양한다는 점에선
외교관이나 국제협력단이나 똑같다"며 "영원한 외교관"임을 강조한다.

< 이의철 기자 ec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