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백이 뜨고 있다"

최근 의류업계에 번지고 있는 유행어다.

"쌍백"은 쌍방울의 백갑종 사장과 나산의 백영배 사장을 일컫는 말.

이들이 뜬 배경은 간단하다.

법정관리인 취임이후 회사 경영에 엄청난 정열을 쏟아부어 회사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쌍방울과 나산은 법정관리 업체라고는 보기 힘들 만큼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갑종 사장은 취임후 곧바로 조직정비에 나섰다.

수익성을 잣대로 모두 1백20명의 인력을 줄였다. .

내의(트라이 중심) 겉옷(Lee 위주)과 무역을 3대 핵심으로 골랐다.

무역의 경우 무역사업본부로 조직을 늘렸다.

8천만달러 수출을 달성했던 화려한 과거가 있는 비전있는 부문이란 판단
때문이다.

백사장의 열정은 직원들에게도 그대로 옮겨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매일 두세번씩 사옥을 돌며 업무를 챙기는 데
긴장하지 않을 직원이 있겠느냐"며 "직장 분위기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나산의 백영배 사장은 공격적인 경영으로 법정관리라는 난국을 돌파중이다.

IMF 사태이후 국내 의류업계로선 처음으로, 그것도 법정관리중인 업체가
지난 7월말 호텔 패션쇼를 열었다.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백사장의 지시로 이뤄진 행사였다.

지난달엔 신입사원도 10여명 채용했다.

사업부별로 인센티브제를 도입, 성적이 좋은 메이폴 사업부엔 직원별로
1백여만원씩의 실적급도 줬다.

이번달부터는 브랜드별로 TV광고까지 시작했다.

법정관리 업체라는 느낌을 갖기 힘든 상황이다.

나산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채권단과 목표를 공감하고 활발한 경영을
펼치고 있어 직원들의 사기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