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대우그룹 실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납작 엎드렸다.

특히 실사결과 손실규모가 당초 예상수준(평균 30%)보다 많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레 겁을 집어 먹은 표정이 역력하다.

이에따라 25일 종합주가지수는 20포인트이상 하락하면서 800선이 붕괴됐다.

이런 현상은 대우그룹 실사결과가 발표되는 11월2일까지는 지속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3조4천억여원에 달하는 11월 유상증자 물량 부담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더해져 당분간 횡보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대우그룹 12개 계열사의 손실액 확정은 대우그룹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걸 의미한다.

손실액이 얼마이든지간에 주가가 새로운 환경에 맞춰 적응할 것이라는
점에선 장기적으론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그러나 단기적으론 손실액 규모에 따라 주가추이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손실규모가 예상보다 크고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증시는 물론 금융시장 전체가 다시한번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공산이 크다.

대우그룹 워크아웃과 관련해서는 28일 해외채권단회의가 도쿄에서 열린다.

1차 분수령이다.

정부의 의도대로 해외채권단이 채무상환유예에 동의한다면 한 고비를
넘기게 된다.

29일부터 11월2일까지는 12개 계열사의 실사결과가 발표된다.

29일 중공업 전자 전자부품 오리온전기 경남기업을 필두로 <>30일 자동차
자동차판매 쌍용자동차 통신 <>11월1일 (주)대우 <>2일 대우캐피탈
다이너스클럽코리아 등이다.

이때 잠정 손실률도 확정된다.

<> 평균 손실률이 30% 이하일 경우 =증시에 줄 충격이 미미할 전망이다.

증시는 이미 평균 손실률이 30% 정도라는 가정아래 움직여 왔다.

주가에도 충분히 반영된 상태다.

따라서 평균 손실률이 30% 이하라면 충격이 덜할 수 밖에 없다.

은행과 증권 투신(운용)사의 부담도 최소화된다.

정부의 금리안정화정책과 투신(운용)사 정상화정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된다.

"대우의 불확실성"이란 뇌관이 제거된 셈이어서 주가는 상승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특히 만기가 돌아오는 주식형및 11월10일이후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환매에 대비하기 위해 소극적 자세를 보였던 투신사들의 태도변화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평균손실률이 30-50%일 경우 =일시적 충격은 있겠지만 충분히 감당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다음달초 시의적절한 시장안정대책을 내놓을 경우 그 충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대우 손실액이 30%를 웃돈다고 발표될 경우 일시적 충격은 불가피하다.

충당금 부담이 늘어날 은행들이 자금운용에 소극적으로 돌아서고 구조조정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투신사들이 더욱 움츠러들 경우 금융시장은
한동안 혼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손실은 이미 예상됐다는 점에서 11월10일이후 수익증권
환매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증시는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다.

<> 평균손실률이 50%를 넘을 경우 =(주)대우와 대우자동차의 손실률이 60%
이상에 달할 경우다.

이렇게되면 투자주체들은 심리적 공황상태를 맞게 된다.

투신사들은 공사채형수익증권 외에 주식형수익증권 환매사태라는 복병을
만나게 될게 공산이 크다.

은행들도 충당금 부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이럴 경우 기관들이 갖고 있는 채권과 주식 매물이 쏟아져 나와 금리는
오르고 주가는 하락하는 악순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대책이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하느냐가 변수지만 주가가 정상궤도를
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