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사랑과 인터넷 .. 강미은 <숙명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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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은 < 숙명여대 교수 / 언론정보학 >
"우리 일생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인터넷입니다"
어느 광고의 담대한 선언이다.
인터넷을 많이 쓰자는 홍보도 아니고 왜 인터넷을 써야 하는지, 인터넷을
쓰면 무엇이 좋은지를 친절하게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저 인터넷을 "사랑"이라는 절대적인 가치와 같은 급에 둔다.
충격요법을 써서 시청자의 주의를 잡아두려는 의도가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세상이 곧 올지도 모른다는 개연성은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
인터넷이 사랑과 동급이 되는 세상에 살 준비가 돼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광고가 "선전포고"와도 같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한때 "나는 걸으면서 E메일을 받는다"고 자랑스러워 하는 광고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당신은 앞으로 해변에 누워서 맨발로 사장단과의 회의에
참석하게 될 것입니다"라는 전화회사의 광고가 히트를 쳤다.
일곱살짜리 아이가 엄마에게 인터넷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광고에서
엄마가 "~"라는 인터넷 주소의 표시를 몰라서 되묻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번지점프를 하는 남녀가 함께 낙하하는 장면을 빠른 속도로 보여주면서
"기분좋은 인터넷"이라고도 했다.
"1백배 빠른 인터넷"이라고 선전하다가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은 광고도
있었다.
광고에서 보여주는 미래에는 약간의 과장이 들어있는 경우도 많다.
아직 "전망"에 가까운 기술을 "현실"인 양 포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달하면서 세상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한 예로, 예전에는 전혀 다른 매체였던 신문 방송 전화 컴퓨터 등이 점점
같은 특성을 공유하는 융합현상을 보이는 추세를 들 수 있다.
90년대초만 하더라도 전화와 컴퓨터를 방송 시스템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신문, 인터넷방송, 전화선을 통한 주문형 비디오(VOD),
컴퓨터 화면을 통한 화상전화 등 매체간의 융합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전화와 컴퓨터가 이미 방송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90년대에 일어난 최대의 과학혁명은 바로 월드 와이드 웹(WWW)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신문과 방송이 전통적인 매체의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는 정보의 생산자와
수용자가 엄격히 분리됐다.
신문사나 방송국 등 언론사 조직에 들어가지 않으면 정보의 생산자 입장에
설 기회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개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 대중이 정보의 수용자 역할뿐만 아니라 생산자
역할까지도 동시에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래서 "딴지일보"나 "드러지 리포트"가 수백만명의 독자들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1만명의 네티즌이 기자와 칼럼니스트가 되어 만드는 사이버 언론
"넷피니언"도 국내에서 탄생하게 됐다.
인터넷에 공개된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다시 뉴스로 가공해서
띄우는 미국의 "스트랫포"같은 회사는 코소보 사태에 관한 뉴스전달에서
승자로 떠올랐다.
동영상까지 띄우면 인터넷을 통한 방송국도 차릴 수 있으니 인터넷상에서는
신문과 방송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그야말로 매체혁명이라고 할 만하다.
각각 다른 전공 사이에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공통분모가 커지고 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직접 인터넷 신문을 만들고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한다.
문헌정보학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데이터베이스 처리, 전자도서관의
비중이 높아가고 있다.
상담심리학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상담"과 같은 논문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공통도구를 쓰다 보니 전공이나 관심분야를 막론하고 HTML을
이용한 웹사이트 제작을 배울 필요성이 높아진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인터넷 비중은 커간다.
문제는 인터넷의 "내용"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
인터넷을 어떻게 쓰는지 그 방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을 왜
쓰는지, 인터넷으로 어떤 내용을 전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매체가 변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쓰레기 정보 문제도 처리돼야 한다.
사생활 침해 문제나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이 "음란의 바다"로 불리는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인터넷이 사랑만큼이나 우리 일생에 필요한 것이 될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 http://sookmyung.ac.kr/~mkang >
-----------------------------------------------------------------------
<> 필자 약력
=<>연세대 영문과
<>미국 미시간대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미국 클리블랜드대 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
"우리 일생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인터넷입니다"
어느 광고의 담대한 선언이다.
인터넷을 많이 쓰자는 홍보도 아니고 왜 인터넷을 써야 하는지, 인터넷을
쓰면 무엇이 좋은지를 친절하게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저 인터넷을 "사랑"이라는 절대적인 가치와 같은 급에 둔다.
충격요법을 써서 시청자의 주의를 잡아두려는 의도가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세상이 곧 올지도 모른다는 개연성은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
인터넷이 사랑과 동급이 되는 세상에 살 준비가 돼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광고가 "선전포고"와도 같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한때 "나는 걸으면서 E메일을 받는다"고 자랑스러워 하는 광고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당신은 앞으로 해변에 누워서 맨발로 사장단과의 회의에
참석하게 될 것입니다"라는 전화회사의 광고가 히트를 쳤다.
일곱살짜리 아이가 엄마에게 인터넷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광고에서
엄마가 "~"라는 인터넷 주소의 표시를 몰라서 되묻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번지점프를 하는 남녀가 함께 낙하하는 장면을 빠른 속도로 보여주면서
"기분좋은 인터넷"이라고도 했다.
"1백배 빠른 인터넷"이라고 선전하다가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은 광고도
있었다.
광고에서 보여주는 미래에는 약간의 과장이 들어있는 경우도 많다.
아직 "전망"에 가까운 기술을 "현실"인 양 포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달하면서 세상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한 예로, 예전에는 전혀 다른 매체였던 신문 방송 전화 컴퓨터 등이 점점
같은 특성을 공유하는 융합현상을 보이는 추세를 들 수 있다.
90년대초만 하더라도 전화와 컴퓨터를 방송 시스템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신문, 인터넷방송, 전화선을 통한 주문형 비디오(VOD),
컴퓨터 화면을 통한 화상전화 등 매체간의 융합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전화와 컴퓨터가 이미 방송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90년대에 일어난 최대의 과학혁명은 바로 월드 와이드 웹(WWW)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신문과 방송이 전통적인 매체의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는 정보의 생산자와
수용자가 엄격히 분리됐다.
신문사나 방송국 등 언론사 조직에 들어가지 않으면 정보의 생산자 입장에
설 기회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개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 대중이 정보의 수용자 역할뿐만 아니라 생산자
역할까지도 동시에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래서 "딴지일보"나 "드러지 리포트"가 수백만명의 독자들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1만명의 네티즌이 기자와 칼럼니스트가 되어 만드는 사이버 언론
"넷피니언"도 국내에서 탄생하게 됐다.
인터넷에 공개된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다시 뉴스로 가공해서
띄우는 미국의 "스트랫포"같은 회사는 코소보 사태에 관한 뉴스전달에서
승자로 떠올랐다.
동영상까지 띄우면 인터넷을 통한 방송국도 차릴 수 있으니 인터넷상에서는
신문과 방송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그야말로 매체혁명이라고 할 만하다.
각각 다른 전공 사이에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공통분모가 커지고 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직접 인터넷 신문을 만들고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한다.
문헌정보학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데이터베이스 처리, 전자도서관의
비중이 높아가고 있다.
상담심리학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상담"과 같은 논문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공통도구를 쓰다 보니 전공이나 관심분야를 막론하고 HTML을
이용한 웹사이트 제작을 배울 필요성이 높아진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인터넷 비중은 커간다.
문제는 인터넷의 "내용"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
인터넷을 어떻게 쓰는지 그 방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을 왜
쓰는지, 인터넷으로 어떤 내용을 전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매체가 변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쓰레기 정보 문제도 처리돼야 한다.
사생활 침해 문제나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이 "음란의 바다"로 불리는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인터넷이 사랑만큼이나 우리 일생에 필요한 것이 될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 http://sookmyung.ac.kr/~mkang >
-----------------------------------------------------------------------
<> 필자 약력
=<>연세대 영문과
<>미국 미시간대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미국 클리블랜드대 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