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스 윌슨 <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인수합병센터 소장 >
로버트 에클레스 < 어드바이저리 캐피털파트너사 사장 > ]

98년 12월 에어터치 커뮤니케이션사를 인수하기 위해 벨 애틀랜틱사와
보다폰사는 공개매수 경쟁에 나서게 된다.

이듬해 1월 벨 애틀랜틱사는 에어터치사를 주당 73달러, 총 4백50억달러에
사겠다고 발표했다.

에어터치사 주식의 1주일전 시장가격 68달러에 7%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벨사의 주가는 즉각적으로 5% 하락했다.

보다폰은 3일 뒤 주당 89달러, 총 5백50억달러의 매수가격을 가지고 공개
매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협상끝에 낙찰자는 보다폰.

보다폰은 벨사의 제시 가격보다 33% 높은 주당 97달러, 총 6백20억달러에
에어터치 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보다폰의 주주가 이익을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2백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나 벨사와는 달리 보다폰사의 주가는 인수과정에서 오히려 14%나
상승했다.

이 사례는 기업인수에서 적정가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은 시너지효과를 창출 하느냐이다.

기업의 인수가격을 결정하는 데는 몇가치 체계적인 개념이 필요하다.

첫번째는 인수 기업의 내재가치.

이는 기업인수와는 별개로 독자적인 미래현금과 순현재가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두번째는 기업인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반영한 프리미엄으로서 시장가치.

세번째는 구매가격.

매수자가 매도기업의 주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예측
가격을 말한다.

네번째는 기업이 합병됐을 때 추가로 발생하는 현금흐름의 순현재가치를
보여주는 시너지 효과.

이는 다시 원가절감, 수익증대, 공정개선, 금융공학, 세제혜택 등 5가지
형태로 분류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재가치와 구매가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가치차이등이다.

정교한 분석기법을 도입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미래이익을 계량화해주는 실물옵션가치 평가기법도 한 예다.

또 협상전 최고가를 정하고 그 이상을 원할 경우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직적 규율도 필요하다.

인수협상을 할 때는 기업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케팅 통신기업인 인터퍼블릭사는 인수대상 기업은 최소한 5~7년내에 12%의
투자수익을 내야한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의 세인트 고배인사는 모든 기업인수는 인수 후 3년까지 인수전 자산
수익률을 초과해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 관점을 무시한 전략적 인수가 다반사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함정이 있다.

그것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며 인수하지 않을 경우 경쟁기업이 사들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략적 인수비용은 턱없이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확실한 해답은 산정된 숫자들이 적절치 않다면 미련없이 물러나는
것이다.

전략적 인수의 가장 위험한 요소는 감정적 분위기에 쉽게 지배된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은 감정과 자아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조직의 내부 규율을
무시하고 있다.

성공적인 기업인수의 핵심은 엄격한 타당성 조사를 거쳐 최고가를 정하고
그것을 고수하는 규율을 갖는 것이다.

< 정리=이심기 기자 sglee@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