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시장(테크노마트)은 신기술 실용화의 터전''

정부가 기술시장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기술시장의 제도적 틀을 마련키로 한것.

새정치 국민회의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등이 공동으로 추진중인 기술이전
촉진법이 그것이다.

기술시장을 통해 잠자고 있는 신기술을 꽃피우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술 개발자와 수요자 사이에 네트워크를 만들어 실용화를 촉진시키겠다는
의도다.

기술시장을 벤처창업의 진원지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 기술이전촉진법 뼈대 =현재 기술시장은 전체적인 밑그림 없이 부처별로
경쟁적으로 개설되고 있어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올해 열렸거나 개설될 기술시장만도 16개.

특허기술장터 대한민국특허기술대전(특허청), 중소기업이동기술설명회
중소기업기술박람회(중기청), 정보통신기술이전 설명회 정보통신테크노엑스포
(정통부), 신기술창업박람회(과기부), 한일테크노마트 세계과학도시연합 대전
테크노마트(산업기술정보원), 한일중소기업 기술전시회(한국테크노마트)
등이다.

그러나 기술시장은 많지만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술평가기관 육성 등
인프라는 열악하다.

기술이전촉진법은 이같은 현실을 뜯어고치기 위한 것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우선 기술거래를 촉진할 다양한 조직들이 생겨난다.

법 시행에 맞춰 산자부가 한국기술거래소 설립을 추진중이다.

국내외 기술의 이전, 기술인력의 이동, 선진국 기술이전기관의 유치, 상설
기술전시장 개설 등이 이 거래소의 역할이다.

기술거래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술거래기관도 지정된다.

정부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아 현장에서 기술이전을 중개한다.

기술거래기관은 거래내역을 기술거래소에 알려야 한다.

또 공공연구기관마다 기술이전 전담조직이 설치된다.

중소기업청은 이와 연계해 첨단기술을 보유한 대학에 기술이전센터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빠르면 연말부터 10여개 센터를 차례로 개설할 예정이다.

기술평가기관이 지정되고 평가비용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민간 기술이전전문기관도 육성된다.

기술이전 정보를 유통하고 기술평가인력을 양성하는 이들 기관에 대해 자금
및 세제지원이 이뤄진다.

<> 기술거래사 생긴다 =기술이전 및 실용화에 대해 상담 및 자문을 해주는
기술거래사 제도가 도입된다.

기술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계약 체결 등 기술거래에 필요한 법률지식이
있는 전문가를 기술거래소에 기술거래사로 등록시키는 것.

기술거래사는 기술이전 업무를 위한 비용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민간기업끼리의 기술이전 및 기술수출을 촉진시키기 위한 세제 및 금융지원
방안도 마련된다.

지방자치단체에 자금을 지원, 국가 연구개발성과물을 지방기업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강구된다.

기술이전에 공로가 큰 기업이나 인물에게 포상하는 등 우대조치도 마련된다.

기술거래가 활성화될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된다.

기술이전 사업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공공연구기관 기업 개인 등의 비밀을
누설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

기술거래 질서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 벤처창업에도 도움 =이같은 기술시장 활성화 조치들은 최근 붐이 일고
있는 벤처창업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서울 홍릉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19개사의 창업기업이
입주했다.

KIST 연구원이 창업한 8개사를 제외하곤 모두 KIST가 보유한 기술을 실용화
해 창업하겠다고 들어온 기업들이다.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인 KIST가 벤처창업의 진원지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중기청은 이처럼 출연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이 중소기업에 제때 이전
되도록 유망선진기술기업 육성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현재 생산기술연구원 등 10개 출연연구기관이 1백98개 기업에 기술이전 및
지도를 해주고 있다.

중기청은 이 사업을 계속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기청의 기술지도대학제도(TRITAS)나 산학연기술개발컨소시엄 사업은
대학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시키기 위한 것.

충남 당진에 있는 태성건설 이범용 사장은 얼마전 기술지도대학 제도 덕을
톡톡히 봤다.

일반 토목공사의 단순시공만을 해오던 이 회사가 독자기술을 보유한
전문건설업체로 변신하는 데 이 제도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

이 사장에게 기술지도를 해준 신성대학 환경공업과 손무정 교수팀 덕분에
오폐수처리 설비 시공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손교수 역시 자신이 알고 있던 지식을 기업을 통해 실용화했다는 마음에
뿌듯하다.

자신의 제자들까지 취업시키는 결실도 거뒀다.

기술시장이 활성화되면 이같은 윈윈(win-win) 게임이 곳곳에서 이뤄진다.

물건을 돈 주고 사고 팔 듯이 기술거래를 통해 해당 기술이 가장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다.

정부의 기술시장 촉진 방안은 그러나 벤처캐피털 엔젤클럽 금융기관 등 기술
시장의 참여 주체가 될 수 있는 경제주체들과의 네트워크 구축 부분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 대학 연구소만이 기술시장에 참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오광진 기자 kjoh@ked.co.kr >

[ 한국의 기술시장 현황(주최기관 : 기술시장) ]

<> 중소기업청 : 중소기업 이동 기술설명회, 중소기업 기술박람회
<> 특허청 : 특허기술장터,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
<> 정보통신부 : 정보통신기술이전설명회, 정보통신 테크노 엑스포
<> 과학시술부 : 신기술창업박람회
<> 산업자원부 : 한.일테크노마트
<> 산업기술정보원 : 세계과학도시연합(WTA) 테크로마트
<> 한국테크노마트 : 한.일중소기업기술전시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