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이틀째 큰폭으로 뛰어오르자 증시가 본격 상승국면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우와 미국 다우의 충격에서 벗어나고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낙관론자들은 주가급등이 대우사태와 투신사 구조조정 문제의 막바지
단계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우사태가 발생한 지난 7월 중순이후 주가는 서너차례 급반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의 급등세는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우선 대우사태와 투신 구조조정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 최대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윤곽이 드러난 대우실사 결과와 한투.대투의 공적자금 투입 결정은 안개에
싸인 금융시장의 앞길을 예측가능케 해주고 있다는 것.

게다가 미국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해외여건도 유리한 쪽으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단기반등에 그치거나 860-870선에서 또 한차례 조정을 받을 것이란
비관론도 많많찮다.

대우.투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유상증자 러시 등으로 수급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게 근거다.

하지만 시장참여자들의 행동을 보면 상승국면으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큰손"의 스윙폭이 커졌다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과 투자신탁회사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

29일 외국인과 투신사는 각각 1천억원이상을 순매수해 오랜만에 명실상부한
"쌍글이 장세"를 연출했다.

주가상승의 원동력이었다.

사실 외국인과 투신사들은 이번주들어 5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 왔다.

투신권에서는 "바닥을 확인하고 돌아서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말하는
펀드매니저가 늘어나고 있다.

조재홍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주가는 속성상 한발 먼저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문제가 깨끗히 해결될 때쯤이면 주가는 이미 1,000을 넘어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투신의 오병주 펀드매니져도 "대우.투신문제의 해결을 앞두고 선취매
가 몰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투신사들은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전환펀드(대우채가 편입된 공사채
펀드에서 주식형으로 전환된 펀드로 규모는 총 9조원)까지 동원해 가며 주식
매수에 나섰다.

대우채 손실을 만회한 펀드가 이미 나온 만큼 전환펀드의 주식매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나아가 최근의 주가상승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으로 연결되면 실탄
부족이 해결돼 명실상부한 매수주체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투신업계는
보고 있다.

외국인의 "사자" 역시 강도가 세지고 있다.

매수종목은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핵심블루칩, 국민 한빛 주택 등 은행주,
증권주 등이다.

이 종목들의 특징은 실적호전과 낙폭과대다.

금융불안의 해소와 실물경기 회복을 낙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권지훈 ABN암로증권 영업부장은 "외국인은 대우문제에서 비롯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투신사 공적자금 투입 결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금융
시장 안정의지를 비교적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각 자체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펀드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을 보면 상황인식이 나아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 변수는 수급이다 =손동식 미래에셋 펀드매니저는 "공적자금 투입,
뉴욕주가 상승, 유가하락, 기업실적 호전 등 호재가 많지만 단기적으로
주식공급 물량이 너무 많은게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는 11-12월 두달동안 7조-8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2조원규모의 스폿펀드 상환이 연말께 이뤄진다.

최대 10조원규모의 주식이 매물로 나올수 있다.

조심스런 투자를 권유하는 전문가들은 뉴욕주가가 27일 급등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고 미국경제의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해외여건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시중부동자금이 증시로 급속히 유입돼 물량압박과 해외변수를
압도해 주지 않는한 주가가 본격 상승국면으로 들어서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손동식 매니저는 "간접투자상품으로 자금유입 여부가 변수이며 자금유입이
이루어지면 증시는 상승추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