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클럽으로 볼을 쳐 점수를 내는 게임이다.

그러나 때로는 볼대신 모래나 물을 쳐야 한다.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24.미)는 한걸음 더 나갔다.

클럽으로 돌멩이를 치는 "묘기"를 보여주었다.

29일(한국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GC(파71:36-35)에서 열린
미국PGA투어챔피언십 첫날 경기.

15번홀(파4)에서 우즈의 드라이버샷이 오른쪽 러프에 들어갔다.

볼은 나무옆에 멈추어 그린을 바로 공략할수 없는 상황.

엎친데 덮친격으로 볼 바로 뒤에는 야구공만한 돌멩이가 지면에 박혀있었다.

돌멩이는 자연장애물(루스임페디먼트)이므로 샷에 방해가 되면 치울수 있다.

그러나 우즈의 볼은 돌멩이와 붙어있었기 때문에 돌멩이를 치우면 움직일
가능성이 컸다.

볼이 움직이면 1벌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우즈는 그대로 치기로 했다.

우즈는 웨지를 빼들고 돌멩이를 향해 내려쳤다.

볼은 돌멩이에 가해진 충격으로 약 25야드 전진했다.

손에 있던 클럽도 볼과 같은 방향으로 15야드쯤 날아갔다.

샷을 마친 우즈는 왼손목이 이상한듯 자꾸 흔들어보였다.

우즈는 결국 3온2퍼팅으로 보기를 했다.

우즈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해도 나무때문에 그린을 노릴수 없었다.
부상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샷을 해야 할때가 있다. 나는 괜찮다. 나머지
경기를 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리치료사는 "2~3일 고생할 것이다. 얼음찜질 등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어야 할 것이다"고 염려했다.

한편 투어챔피언십 첫날 경기는 27홀플레이(파 106:72-35)로 치러졌다.

30명의 출전선수들이 금요일에 페인 스튜어트의 장례식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데이비스 러브3세는 7언더파 99타로 선두에 나섰다.

러브3세의 아버지는 11년전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우즈가 6언더파 1백타로 2위, 프레드 펑크, 카를로스 프란코, 스티브
페이트가 5언더파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5백만달러, 우승상금은 90만달러다.

주최측은 꼴찌 상금 8만달러를 페인 스튜어트의 미망인에게 주기로 했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