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위기 직후 꽁꽁 얼어붙었던 취업전선에 그나마 숨통을
틔워줬던 게 외국기업이었다.

작년 초부터 한국에 대거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며 인력 채용을
늘렸던 것.

올해도 이들 외국기업들은 탄탄한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사람 뽑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광고 유통 금융 정보통신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 기업은 많게는 1백~2백명에서 적게는 수명에 이르기까지 신규 채용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기업 정보 종합서비스 업체인 코파네트(www.kofa.org)가 최근
국내 주요 헤드헌팅 업체 30개사를 조사한 결과 외국기업들의 인력채용
건수가 작년에 비해 2~3배 정도 늘었다.

IMF사태 이후 한국에서의 경영여건이 개선된데다 경기마저 회복되고 있어
외국기업들이 대대적인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외국기업의 종업원수가 IMF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97년과 98년
각각 4.2%와 5.8%씩 증가추세를 보인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코파네트가 분석한 외국기업의 업종별 하반기 채용전망은 다음과 같다.


<> 정보통신 및 컴퓨터회사 =지난해부터 한국내 컴퓨터 및 정보기술(IT)
시장이 팽창하면서 외국계 회사들도 대대적인 신규채용에 나서고 있다.

한국IBM의 경우 10월말께 1백20여명의 인원을 뽑을 예정이다.

대상은 전산서비스직의 신입사원과 경력직원을 각각 50여명씩 채용할 계획.

이 회사는 작년 하반기에는 8명의 신입사원을 뽑는 데 그쳤다.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도 11월중순께 생산직을 포함해 모두 1백77명을
채용키로 했다.

부문별로는 대졸신입 67명, 고졸신입 30명, 경력사원 40명, 생산직 70명
등이다.

이밖에 한국오라클 한국휴렛팩커드 인텔코리아 등도 올해안에 1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분야는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국제공인자격증을 가지고 있거나 특기가 있는 사람은 신규 졸업자
라도 얼마든지 취업할 수 있다.


<> 광고 및 PR회사 =지난해 국내 30위권 광고회사중 광고 취급액이 늘어난
5개사중 4개 회사가 외국계 광고회사였다.

다른 외국계 광고회사들도 매출액 자체는 한국기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외국계 광고회사들은 업무영역을 넓히며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마다 10~20명씩을 공채나 수시채용 형식으로 뽑을 예정.

대부분 경력자를 선호하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광고영업이나 AE 등의 직종은 신규 대졸자를 공개 채용하는 곳도
많다.

코래드의 경우 지난 상반기중 ROTC와 신규 대졸자를 20여명 채용했다.


<> 유통회사 =한국의 유통시장이 개방된 이후 외국계 할인점들은 지난 3년간
약 3백%씩 사업을 확장해 왔다.

특히 월마트와 까르푸의 경우 신규 점포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당연히 인력수요가 늘어 대부분 채용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프로모데스의 한국법인인 콘티낭의 경우 현재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중
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5년간 전국에 30여개의 신규매장을 연다는 계획이어서
인력 채용규모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외국 유통회사의 경우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의 채용비중이 6 대 4 정도로
다른 업종에 비해 신입사원들에 대한 기회가 많은 편이다.


<> 금융회사 =IMF사태 이후 외국기업의 한국진출이 특히 두드러진 업종중
하나가 바로 금융.

현재 한국엔 16개국 66개 금융기관이 진출해 있다.

이들 금융기관들은 그동안 신규 채용실적이 미미했다.

그러나 한국내 영업확장을 선언한 씨티은행과 HSBC 등을 중심으로 채용규모
를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이들 은행은 작년말 환차익 등으로 상당한 이익을 내 인력채용 여력이
충분한 편이다.

보험사의 경우 푸르덴셜이나 ING 등이 신규채용 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제일생명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진 알리안즈의 경우도 조직 통폐합 이후
사람을 신규로 뽑을 계획.

외국계 금융기관은 여성 채용이 두드러진 게 특징이다.

신입사원은 대개 여성을 뽑는 경우가 많다.

직원 전체의 성비도 남녀가 같거나 오히려 여성이 많은 곳이 적지 않다.

<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