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소설가 1백50여명이 모교를 찾아 "행복한 책읽기"축제를 벌인다.

김주영 이문구씨 등 한국소설가협회(회장 정을병) 소속 작가들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고향의 초.중.고교를 방문, 문학강연과 독서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권장도서 1백여권씩도 전달한다.

유명 작가들이 한꺼번에 모교 방문과 책사랑 행사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축제는 전국민의 독서 생활화를 돕기 위해 한국소설가협회와 문화관광부
에서 공동으로 기획했다.

작가들은 그냥 "책을 읽자"고 외치는 단순 이벤트보다 훨씬 의미있는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해당 학교의 반응도 뜨겁다.

모교 출신 작가가 없는 학교에서는 인근지역의 출향작가라도 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소설가들은 모교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문학수업 과정,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줄 계획이다.

한국마사회의 도움으로 이들이 기증하는 책에는 자기 창작품뿐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포함된다.

비용은 1인당 1백50만~1백80만원.마사회는 소설가들에게 농어촌 진흥자금
2억원을 지원한다.

김주영씨는 오는 9일 경북 청송 진보초등학교를 방문한다.

학교측은 이날 모교 출신의 선배 문인과 전교생의 만남을 위해 "특별수업"
시간을 준비했다.

김씨의 모교방문에는 방송 제작팀과 카메라도 동행할 예정이다.

김해출신 작가 김원일씨는 진영읍 대창초등학교에서 유년기의 추억과 40여년
저편의 독서 체험을 들려준다.

백발의 작가가 미래의 "또래 친구"들과 나누는 문학 이야기는 가을 교정에
훈훈한 향기를 전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문구씨는 충남 대천초등학교, 안장환씨는 강원 영월중학교, 백시종씨는
남해 해성중학교를 찾는다.

거창고등학교 동문인 표성흠씨와 신중신씨는 같은날 오전 오후로 나눠
릴레이 축제를 펼친다.

실향민인 박완서씨는 고향 개성과 가까운 강원도 지역에서 옛 교정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고 요청했다.

정을병 한국소설가협회장은 "작가이자 선배로서 청소년들에게 좋은 문학작품
을 읽게 하는 것은 책사랑뿐만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일"이라며
"작가들의 자부심과 창작의욕을 북돋우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