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경매 통한 토지매입 성공사례 ]

부동산에서 투자하기가 가장 어려운 부문 중의 하나가 토지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도 한 두번쯤은 땅을 잘못 사 낭패를 본 적이 있다고
실토한다.

하지만 땅만큼 안전하고 고수익이 보장되는 종목을 찾기도 쉽지 않다.

잘만 골라 투자하면 수배이상의 투자수익을 안겨 준다.

문제는 좋은 토지를 선별하는 안목이다.

분위기에 휩쓸려 단기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자세는 백발백중 실패한다.

여유자금으로 시간을 두고 접근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15년전 부친으로부터 물려 받은 주식을 올해초에 처분한 김영길(42)씨는
그동안 미뤄왔던 소망을 실천에 옮겨보기로 했다.

김씨의 꿈은 직장을 은퇴한 후 모친과 함께 거주할 땅을 매입하는 것이다.

당분간 묻어두었다가 5~10년후 넓은 정원과 텃밭이 딸린 전원주택을 지을
요량이었다.

하지만 막상 땅을 사려니 모든 것이 낯설었다.

부동산을 매매한 경험조차 거의 없는 터여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난감했다.

주말에 시간을 내 수도권 일대를 돌아다니고 부동산중개업소도 여러 곳 들러
보았으나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았다.

다리 품만 파는 헛수고를 반복하는게 아닌가 하는 회의도 여러번 들었다.

그러던중 김씨는 평소 구독하는 한국경제신문에서 법원경매를 활용한
토지매입 기사를 우연히 읽게 됐다.

거래 절차가 투명해 잘만 고르면 땅을 싸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혼자 해보려고 하니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법원에도 가야 하고, 현장도 방문해야 하고, 시세도 알아봐야 하고 걸리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엄두를 못내고 있던 김씨는 돈이 들더라도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마음을 굳힌 김씨는 지난 6월초 모친과 함께 경매컨설팅업체를 방문했다.

1억5천만원으로 서울 강남과 분당 사이의 땅 1천평 이상을 사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도로는 없어도 기존 도로와 10~20m 정도의 거리에 음지가 아니면
좋겠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의 답변은 부정적이었다.

그 금액으로 강남권에서 1천평 이상의 토지를 구입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일단 경매로 나오는 물건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기로 했다.

예상했던대로 의뢰일로부터 두 달이 지나도록 성과가 없었다.

그동안 관심을 끄는 몇 개의 물건이 있었으나 인연이 닿지 않았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골프장 인근 준농림지 4백50평이 최저경매가 1억8천만원
에 나왔으나 면적이 적어 고민하다 응찰을 포기한 게 고작이었다.

면적이 좀 크다 싶으면 산림이 울창해 투자성이 떨어졌다.

이들은 다시 모여 땅을 단기간에 되파는 것이 아닌 만큼 토지매입 대상지역
을 넓히기로 합의했다.

며칠후 컨설팅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과천 그린벨트지역안의 토지가 경매물건으로 나왔는데 괜찮다고 했다.

경매에 처음으로 나온 물건이지만 감정가격이 시세의 절반정도인데다
입지여건이 좋다는 것이었다.

현장을 방문한 김씨는 땅이 마음에 들었다.

2차선 도로에서 10m 정도 떨어진 정남향 토지로 경사가 거의 없는 일급지
였다.

산에서 흐르는 개울이 있어 유실수나 정원수를 심기에도 안성맞춤으로
보였다.

마침 옆 필지는 과수원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지난 9월 중순 김씨는 입찰장으로 갔다.

감정가격은 1억5천7백만원.

그는 1억6천2백만원을 써넣었다.

시세가 5억원을 호가하는 만큼 최초감정가보다 높게 적어낸 것이다.

이같은 전략은 적중했다.

2등과 2백40만원 차이로 낙찰받았다.

김씨가 투자한 비용은 등기비용과 컨설팅 수수료를 합친 1억7천7백여만원.

평당 8만원에 서울 근교의 알짜배기 땅을 매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현재 이 땅의 시세가 평당 15만~30만원에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2배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더욱이 그린벨트 완화요건을 갖춘 지역이어서 앞으로 땅값 가능성은 더욱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경매전문 컨설팅업체인 건국컨설팅 유종률 사장은 "수도권에서 토지를
확실하면서도 싸게 사는 방안중의 하나는 경매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좋은
물건이라면 김씨처럼 첫 경매에 부쳐지는 신건이라도 과감히 공략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유대형 기자 yoo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