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골프실력은 "어떤 샷을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

라운드후 그날의 베스트샷만이 기억난다면 보기플레이어일테고 최악의 샷만
기억 난다면 싱글핸디캐퍼일게 분명하다.

주말골퍼들은 굿샷의 환영에 끌려 다닌다.

골프입문후 단 한번 나타났던 파5홀 투온.그때의 샷은 파5홀에만 가면 영낙
없이 떠올려지며 계속 시도케 만든다.

그러나 힘이 들어간 스윙은 투온은 커녕 토핑이나 뒤땅이 나타나기 십상.

그 경우 파가 본전 같았던 파5홀 미스샷은 게임 전체를 망치고 만다.

1백80야드 거리에서 연못을 넘기는 샷도 그와 같고 티에 오를때 마다 노리는
드라이버샷 최장타도 마찬가지다.

수십번 쳐서 한번 성공했던 기억만이 자리잡으며 요행을 바라는 것.

반면 싱글핸디캐퍼들은 "도대체 왜 내가 그때 그런 상황에서 미스샷을 냈지"
만 생각한다.

굿샷, 평범한 샷은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그들은 오직 그날의 결정적 미스샷만 "복기"하며 잘잘못을 분석한다.

결정적 순간 샷이 휘었다면 당시의 마음가짐부터 시작해 스윙중 "당겼다,
너무 밀었다" 등 기술적 원인을 분석한다.

더 나아가서는 "그렇다면 왜 그같은 스윙변화가 생겼는가"까지 연구한다.

아마추어들은 실수를 피할 수 없다.

실수가 불가피하다면 그 실수들에 대해 먼저 분석하는게 실력향상의
방법이다.

굿샷만 기억해 계속 굿샷만을 치면 더 바랄게 없지만 유감스럽게도 실수는
평생 계속되는 법 아닌가.

< 김흥구 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